부모님을 생각하며 쓴 짧은 시
겨울눈을 싸고 있는
단단한 비늘 조각, 아린
이 추위 지나면 좋은 시절 올 테니
새날에 잎 내고 꽃 피우라며
겨울눈을 대신해
온몸으로 칼바람, 황소바람 다 맞는다.
그 품에서 응축된 겨울눈의 생명이
한기 가신 바람에 꼬물거리면
이제 네 세상이니 꽃이든 잎이든 맘껏 펼쳐내라며
기꺼이 제 살갗을 찢고 벗겨낸다.
닳아서 물러진 살갗은
땅바닥을 뒹굴다
솔솔 부는 봄바람에도 저만치 말려난다.
껍질과 속살까지 모두 자식에게 내어주고
조금씩 생에서 멀어져 가는
부모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