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들기 전에 정신이 몽롱해진 채로 핸드폰을 열었다가 눈에 띄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아들이 동태찜 사도 눈물이 났다'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기사 제목. 잠들려다 말고 홀린 듯 클릭했고 무심코 기사 내용과 사진 속 할머니가 들고 있는 9줄의 짧은 시 한 편을 읽고 순식간에 눈물이 핑 돌았다.
출처 2023년 1월 30일 자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오직 한 사람
황화자
유방암 진단받은 나한테
남편이 울면서 하는 말,
"5년만 더 살아."
그러던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손주 결혼식에서 울었다.
아들이 동태찜 사도 눈물이 났다.
며느리가 메이커 잠바를 사줄 때도
울었다.
오직 한 사람 남편이 없어서.
꾸밈없는 할머니의 표현이 읽는 이로하여금 애끊는 진심으로 전해졌다.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그 짧은 문장 안에고스란히 담겼다. 먼저 떠난 할아버지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이보다 더 절절할 수있을까. 이러한 기사를 접한 후한참을 먹먹한 감정이 들게 하는건 참 오랜만이었다. 짧지만 긴 여운을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