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도 이제 끝
한 달이라는 짧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간다. 힘들게 회사에 선포 아닌 선포를 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커다란 계획이 있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는 아이를 핑계로 조금 쉬어가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아이였지만.
휴직하자마자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제주도에 갔다. 제주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함께하고 싶었다.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되었다. 그저 좋으면 좋은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엄마와 함께 했다는 걸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 하나였다.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나머지 3주라는 시간을 나는 처음의 다짐대로 잘 보냈는지 한번 되돌아봤다.
두 번째 주는 조금 멈춰있었던 것 같다. 다시 익숙한 집이라는 환경에서 변화를 주기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첫째가 엄마가 집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매우 만족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목적은 달성한 것일 수도 있겠다.
세 번째 주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 마음이 급해졌다. 급하게 박물관과 역사 체험들을 예약했다. 둘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낸 후 첫째 아이와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엄마를 오롯이 차지한 아들은 그 순간순간마다 행복해했다. 그리고 둘이서 소소한 외식 데이트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주는 설 연휴가 있어 사실상 거의 끝이 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느낀 점들이 있다.
첫째, 일을 하든 집에 있든 시간은 빨리 간다는 것.
엄마들은 공감하겠지만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집에서 할 일이 없는 것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집에 있다 보면 더 많은 부분들이 보이기 때문에 더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하려다 보니 시간이 오히려 더 부족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둘째,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확실히 줄 수 있다.
둘째는 등원을 했고, 첫째도 시간에 맞춰 학원에 갔다. 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 엄마가 항상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아이는 너무 좋아했다. 엄마가 볼 일이 있을 때 같이 가고, 배고플 때 같이 밥을 먹고 간식을 먹을 때마다 아이는 즐거워했다. 아무래도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아이도 더 좋아했던 것 같기는 하다.
셋째, 시간이 많다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오히려 더 높은 능률이 나올 수 있다.)
휴직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에게 자유 시간은 아이가 학원에 간 두 시간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평소 출근했던 때보다 두 시간이 더 주어졌음에도 목표했던 것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넷째, 평일에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다.
평소엔 어쩔 수 없이 주말에 구경을 하고 체험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집에서 쉬고 있으니 평일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 학원을 빠져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평일엔 첫째 아이와 단 둘이 첫째 아이의 연령에만 맞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섯째, 확실한 리프레쉬는 된다.
휴직 기간 동안 회사에서 연락이 종종 왔다. 그럼에도 매일 출근해서 신경 쓰고 일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아이들만 생각하고, 일상만 생각하며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리고 이만큼 쉬었으니 회사에 나가면 다시 또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겼다.
설 연휴가 지나고 남은 10여 일 동안은 또 시댁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나의 한 달짜리 육아휴직은 끝이 난다. 우리 아이들도, 나도 언제나처럼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시간이 지난 후, 그저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했던 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행복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