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느낀 것만 말하기

by 비비드 드림

어느 곳에서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족 모임에서도, 취미 활동 커뮤니티에서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꼭 한두 명은 있기 마련이다. 말이라는 것이 좋은 말과 칭찬, 응원과 격려만 오고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 반대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자리에 없을 때에는 함께 있을 땐 차마 하기 어려웠던 말들도 그렇게 쉽게 술술 나온다. 마치 그것이 당연한 대화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남의 이야기를 좋지 않게 말하는 사람들은 보통 동조해 주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만 이상하게 느낀 거 아니지?'라는 뉘앙스의 질문을 건네며 은근히 공감을 요구한다. 한때는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려 실제로는 공감하지 않는 부분에서도 '어, 약간 그런 것 같긴 해.', '나도 그런 느낌 받았어.'하고 동조를 한 적이 있다. 그 순간에는 대화의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았고, 혼자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리를 떠나고 나서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뭔가 찜찜하고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계속 남아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나의 진짜 생각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분위기에 떠밀려 내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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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그냥 그렇게 느낀 그 사람의 마음만 인정해 주면 된다는 것을. 타인이 느꼈던 불편한 감정이나 불만을 내가 직접 경험하거나 느낀 게 아니라면 굳이 거기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꼭 동조할 필요는 없다. 괜한 마음에도 없는 공감으로 함께 험담을 한 사람이 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네가 그렇게 느꼈구나" 정도로 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도 이제 성인이고 어른이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여러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충분히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누군가의 의견에 무조건 휩쓸릴 필요가 없다. 그러니 휩쓸리지 말자. 내가 그 사람에게 직접 느꼈던 그 감정만 인정하고 존중하자. 내가 느낀 감정이 좋을 수도 있고 물론 안 좋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니 누군가와 맞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특히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는 안 좋다고 생각한 것들보다는 좋다고 생각한 것들만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한번 생각해보자. 함께하지 않았을 때 내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안 좋은 이야기였다는 걸 상대방이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의 기분이 어떨지를. 얼마나 상처받고 배신감을 느낄지를. 나 역시 언젠가 그 반대의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지금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해 하는 말이, 어쩌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다른 누군가가 나에 대해 하고 있는 말일 수도 있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말은 생각보다 빠르게, 예상치 못한 경로로 당사자에게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험담에 동조하지 않아도 관계는 유지될 수 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장기적으로는 더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길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내가 느낀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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