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은
벽이 감추고 싶어 하는 내부와
세상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외부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가장 투명한 경계입니다.
그것은 단절을 위한 가로막이 아니라,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공간이
가장 안전하게 악수하는 통로입니다.
비가 내리면 함께 젖고
햇살이 비치면 함께 밝아지며,
창문은 자신의 몸을 빌려
안의 고독과 밖의 소란을
하나의 풍경으로 버무려냅니다.
세상에서
누군가와 조화롭게 산다는 것은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는 무례함이 아니라,
각자의 창가에 서서
상대방의 하늘에 뜬 무지개를
가만히 응시해 주는 일입니다.
창문에 서린 뿌연 입김을 닦아낼 때
비로소 상대의 실루엣이 선명해지듯,
우리의 편견을 닦아낸 그 투명한 자리에
가장 아름다운 함께라는 풍경이
비로소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