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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읽는 세계 질서

29화. 생존 전략: '가치 외교'의 재정립

by 콩코드

​오늘 읽을 문학: 《좁은 문 (La Porte Étroite, 1909)》


외교/전략: '전략적 모호성'을 넘어선 가치 기반 연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실리를 챙기던 한국의 외교 공간은 급격히 축소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생존 전략은 단기적 이해관계를 넘어, 자유, 민주주의, 개방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외교의 중심으로 삼는 '가치 외교'를 재정립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이는 강대국 사이의 딜레마(28화)를 돌파하고, 중견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가치 외교의 핵심 전략

중견국 외교 역할 강화

한국은 더 이상 강대국 사이의 '다리(Bridge)'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G20, 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튀르키예, 호주) 등 중견국 협의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제 규범과 질서를 수호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이는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외교적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외교 다변화를 통한 활로 모색

미·중 중심의 외교 구도에서 벗어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아세안): 아세안 국가들은 미·중의 지정학적 경쟁의 격전지이자, 한국 산업의 중요한 공급망 및 신흥 시장입니다. 이들과의 호혜적인 연대를 통해 경제 및 안보적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중앙아시아: 광물 자원과 에너지 안보의 요충지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외교적 지평을 확대해야 합니다.


공급망 내 '신뢰' 확보

가치 외교는 곧 '신뢰 외교'로 이어집니다. 자유 진영 내에서 인권, 환경, 투명성(ESG)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파트너로 인정받아야, 첨단 기술과 핵심 자원 공급망 내에서 배제되지 않고 필수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좁은 문'으로서의 가치 외교

​가치 외교는 당장 눈앞의 단기적 경제 이익을 희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권 문제를 이유로 특정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국제 규범 준수를 위해 비용을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넓은 문(쉬운 이익)'을 포기하고 '좁은 문(원칙과 가치)'을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을 내포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글로벌 신뢰를 얻는 궁극적인 생존 전략이 됩니다.


​생존을 위한 가치 투자

​신냉전 시대, 한국의 외교는 안보 동맹을 가치 동맹으로 확장하는 것에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개방이라는 가치에 투자함으로써, 한국은 강대국의 종속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의 능동적인 설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문학으로 읽는 제29화] 《좁은 문 (La Porte Étroite, 1909)》

​앙드레 지드(André Gide)의 소설 **《좁은 문》**은 주인공이 이상적인 원칙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세속적인 행복과 쉬운 선택을 포기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원칙을 지키는 길의 어려움: 소설 속 '좁은 문'은 고결함과 윤리적 이상을 상징합니다. 이는 현실 외교에서 단기적 실리라는 '넓은 문'을 포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좁은 문', 즉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길을 선택하는 한국의 외교적 고민과 유사합니다.

​궁극적인 가치: 소설이 보여주듯, 어렵고 희생이 따르는 길일지라도 가치에 충실한 선택은 결국 개인과 국가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 문학 작품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가치를 따르는 외교 전략의 중요성과 그 어려움을 성찰하게 합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30화는 파트 4의 마지막 편으로, '2030 미래 지도'와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제시합니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대, 개인과 국가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장기적 예측과 단기적 대응의 균형, 그리고 미래를 위한 교육과 기술 투자의 방향을 짚어봅니다. 회화 클림트의 《희망》처럼, 혼돈 속에서 찾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시선과 준비를 논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30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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