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위생은 거부의 다른 이름

by 안녕 콩코드


​우리는 청결과 위생을 문명의 척도이자 개인의 성실함으로 여긴다. 오물을 닦아내고 세균을 박멸하며, 주변을 매끄럽고 하얗게 유지하는 행위가 삶의 질을 높이는 고결한 노력이라 믿는다.


​그러나 당신의 결벽에 가까운 위생 관념은 삶의 비루한 진실을 내 시야에서 추방하려는 가장 이기적인 거부다.


​위생은 단순히 먼지를 터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안락한 세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타인의 고통, 가난의 냄새, 그리고 죽음의 징후들을 '불결함'이라는 단어로 묶어 격리하는 문명화된 폭력이다. 당신이 소독약으로 지워버린 것은 세균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인 축축하고 무질서한 생동감이다. 당신은 깨끗해질수록 타인의 불행에 무감각해지며, 오직 규격화된 매끄러움 속에서만 안도하는 정서적 불구가 되어간다.


​깨끗함에 대한 집착은 당신이 언젠가 썩어 없어질 유기체라는 사실을 잊고 싶어 하는 가장 처절한 부정이다. 진실은 언제나 위생적이지 않은 곳에서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