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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에 웃었는지 모르는 당신의 등에 토닥토닥

by 콩코드


18세기 프랑스 시인이 "가장 황량한 날이란 한 번도 웃지 않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 문장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현대인의 삶은 속도전과 같다.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시간을 보내고, 업무와 경쟁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웃을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웃음을 잃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삶일까?



웃음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선다. 심리학자들은 웃음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인간관계를 강화하며, 신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웃음은 우리를 순간적으로라도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게 해 주며, 타인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오늘 얼마나 많이 웃었는가?’



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대기업에서 일하며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었고, 업무 압박 속에서 점점 웃을 일이 줄어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우연히 거리 공연을 보게 되었다. 코미디언의 재치 있는 입담에 길 가던 사람들이 깔깔 웃었고, 그 역시 오랜만에 소리 내어 웃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이렇게 웃었던가?’ 이후 그는 의식적으로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가족과 유쾌한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 그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여유와 웃음을 찾으려는 작은 태도 변화는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하루의 끝자락에서
‘오늘 무엇을 성취했는가?’라고
묻기 전에,
‘오늘 얼마나 많이 웃었는가?’를
먼저 떠올려 보자.



웃음을 잃어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효율성과 성취 지향적인 태도 때문이다. 우리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면서도 정작 삶의 질에 대해서는 간과한다.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쁨과 여유를 포기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성취라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과만을 좇는 삶이 아니라,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여유롭게 사는 삶이란 반드시 큰돈을 벌거나,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태도에 가깝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음미하는 시간,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 우연히 들은 음악 한 곡에서 느끼는 감동.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사소한 것에도 깔깔 웃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그들에게는 세상의 복잡한 계산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 지금, 이 순간의 재미와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이러한 능력을 잃어버리지만, 그것이 반드시 불가피한 일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웃을 기회를 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삶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면 우리는 더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오늘 하루 동안 단 한 번도 웃지 않았다면, 그것은 우리 삶이 지나치게 황량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하루의 끝자락에서 ‘오늘 무엇을 성취했는가?’라고 묻기 전에, ‘오늘 얼마나 많이 웃었는가?’를 먼저 떠올려 보자. 결국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하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견한 웃음과 기쁨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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