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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무 Mar 07. 2022

넷플릭스 ‘소년심판’으로 들여다보는 우리 사회

넷플릭스 ‘소년심판’은 예고편이 떴을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다. 평소 범죄물에 관심이 많고 영화 드라마 다큐 안 가리고 다 찾아보는 터라 더욱 기대되었다.

그리고 김혜수 배우님의 작품 안목을 믿기에 아묻따 무조건 보려고 기다리고 있던 작품이라 공개되자마자 하루 만에 다 봐버렸다.

사실 나눠서 보기가 어려웠다.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고 실제 사건들에 기반한 내용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냥 쭉쭉 보게 되었다.


 '소년심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소년법'이란 큰 주제 안에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2-3화마다 새로운 사건들이 시작된다. 각 사건마다 대두되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 문제를 하나의 초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비추어 그 속에 담긴 사회문제를 전반적으로 보여준다.

'사건 케이스'라는 표면으로 드러난 문제를 시작으로 그 속에 숨겨진 다른 문제들을 꺼내 보이는 식으로 극이 진행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1화에 나오는 중학생 소년범 역할을 연기한 배우가 실제로는 20대 여자 배우라고 하는데 변성기 이전의 중학생 남자 설정에 맞춰 캐스팅을 잘 했다고 느꼈다.

1화부터 마지막 화인 10화까지 연기 구멍 없는 배우 캐스팅에 더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피할 수 없는 클리셰의 굴레랄까...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클리셰 남발로 극이 지루해지는 걸 느꼈었다.

지우학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은 진부한 장면들에

흠... 꼭 저랬어야 하나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와 함께 시청했는데 보면서 우스갯소리로 강원중 역의 이성민 배우가 나오는 장면은 꼭 화부터 버럭 내면서 시작한다고 말하니 엄마가 맞다며 꺄르륵 웃었다..ㅋㅋㅋ


7화까지 감상평


1. 바른말하는 사람이 불편한 눈초리를 받아야 하는 현실

옳은 행동을 했음에도 동료들의 비난을 받는 심은석(김혜수)와 차태주(김무열)의 모습을 보면서 현실 반영 제대로라 참.. 씁쓸했다.​


2. 입시제도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학교라는 기관의 존재 의미에 대해 재정비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입시'는 교육의 연장선인지 사회 진출의 시작점인지..

목표도 목적도 없이 내달리는 아이들은 결국 어떤 어른이 될지…

아이들은 생각할 수 없는 문제들이기에 어른들이 더욱 깊게 생각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바르게,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최근 이슈가 되었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여자 피켜스케이트 러시아 선수의 도핑 문제 또한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본다. 선수들의 성적 욕심도 있겠지만 결국은 선수들의 욕심을 교묘히 이용한 지도자들과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어른들의 욕망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어른들 이기심에 아이들만 죽어나간다.

3. 자식 키우기란 너무 어렵다.


 



 여자 배우 투탑으로 꽉 채워가는 후반부


예고편에 보이던 이정은 배우가 극 중반까지도 나오지 않아서 뭐지 싶었는데 나근희 역의 이정은 배우는 후반부에서야 등장한다.​

일명 '벙커'인 나근희 부장판사(이정은)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아니, 이렇게 후반 화에 강력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라고?

게다가 한참은 더 풀어나갈 것 같은 스토리 전개를 보며 '아 뭐야... 시즌2 떡밥 던지면서 끝나겠네' 라고 생각했다.

근데 웬걸, 10화에 폭풍처럼 휘몰아치더니 깔끔하게 끝나는 결말에 얼떨떨... 시원하면서도 아쉬운 이 기분..



최종 감상평


매화마다 심은석 판사(김혜수)의 명대사와 뼈 때리는 팩폭으로 사건의 갑갑함에 조금이나마 목을 축여줘 막힘을 해소시켜주는 작품이다.

물론 작품 속 사건들의 모티브가 된 현실 사건들은 훨씬 더 갑갑하기만 하지만..

드라마로라도 조금의 해소감을 주고자 한 것 같다.​


내가 느낀 '소년심판'의 가장 큰 메시지는

"하지 말란 건 하지 마라"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하지 말란 것을 기어코 해서 일을 만든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그다음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소년심판'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과 감정이 스쳐갔는데 그중 하나가 ‘아니다 싶을 때 뒤돌아서는 것이 가장 큰 용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갯벌 들어가기 전에 돌아서는 것과 한 발 넣고 돌아서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코앞까지 갔어도 돌아섰다면 그걸로 끝이지만 한 발자국이라도 발을 디딘 사람은 더럽혀진 발을 씻어내느라 진을 빼게 된다.

잘못하면 뻘에 발이 박혀서 빠져나오기도 힘들다.


 스포가 될 수 있어서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3분 만에 끝나버린 재판을 보며 검사인 피해자 아빠가 "원래 법이 그래 알잖아"라고 아내를 위로하는데 그 말이 참 복잡 미묘하게 와닿았다.

검사인 그는 얼마나 많은 솜방망이 판결을 봐왔기에 저렇게 말을 할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원래'라고 할 게 아니라 법이 옳지 않다고 느껴지면 그 법을 바꿔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울컥했다.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왜 우리는 그 법을 고이 지키려고만 하는가.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체계..

답답....하다



'제 인생을 예전처럼 되돌려주세요'라는 피해자의 한마디에 목 놓아 울어버렸다.

성폭행 피해자에겐 끝이라는 게 없다고 한다.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위하는 법이 아닌, 피해자가 불안함을 떨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약자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법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다르게 하면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소년범들 뿐일까.
모두가 가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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