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한 기억을 떠올리면 아른아른한 피어오른 구름 위로 물감 몇 방울이 떨어지며 뿌연 그려지곤 한다. 처음 그림을 그렸을 땐 행복했을 수도, 아팠을 수도 있었지만 추억이란 물감은 모든 걸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피부도 좋게 그려준다. 내가 이렇게 잘생겼나 날씨가 이렇게 좋았나 의심도 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게 덧칠이 된다.
2. [추억] : 소중한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끈
추억이란 끈은 좋은 추억이 많을수록 사람과 연결된 끈은 단단해진다. 밥을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면서 흘러간 시간들을 한가닥씩 엮어갈수록 끈은 더욱더 두터워진다. 함께 고생한 일들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재료이다.
아쉽게도 이 끈은 유효기간이 있으며 끈이 끊기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보수해야 한다. 연락하고 얼굴을 맞대면 잠시 느슨해진 끈들은 다시 서로를 지탱해 준다.
3. [추억] : 보고 싶은 사람을 불러낼 수 있는 힘
문득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함께한 추억을 끄집어내 본다. 잠시 눈을 감으면 선명하진 않지만 만날 수 있다. 그 사람과 함께한 장소, 음악, 물건들이 있다면 더욱더 선명해진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면 마치 그 사람이 옆에 있는 것만 같다. 이 힘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불러내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가슴 한편이 저릿저릿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