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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금융은 대중문화처럼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는가?

조용필 2025 콘서트를 보며

by 자본주의 해커톤

추석 연휴 조용필 콘서트를 보면서 몇 가지가 놀라웠습니다.

첫째, 75세라는 나이

둘째, 3시간을 본인 노래로 채울 수 있는 히트곡 리스트,

셋째, 현대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

넷째, 2만여 명의 남녀노소 막론한 관객들의 열광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0711550003760?did=NA


조용필은 원래 록기타리스트로 미 8군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데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미국식 음악을 한국적 내용과 정서로 훌륭하게 담아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점,

음악은 해외의 선진적인 형식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빠르게 대중화되는데,

먹고사는 문제인 금융이 선진 경제시스템이라면 더 빠르게 확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한국의 금융이해력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https://cm.asiae.co.kr/article/2025042817311682285


하여 음악/문화와 금융의 대중화 격차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한국 사회는 문화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음악, 미술, 정치 같은 분야는 순식간에 대중화되었습니다.


쎄시봉의 포크음악, 서태지의 힙합과 록, 마이클 잭슨의 로봇춤까지.
미국 대중문화의 파급력은 한국의 감성과 세대 문화를 바꾸었습니다.


패션에서는 청바지와 나이키, 미술에서는 뉴욕 모던아트,
정치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민운동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감성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문화는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와 금융은 다릅니다.
먹고사는 문제임에도 여전히 어렵고 낯섭니다.


왜 금융은 문화처럼 대중화되지 못했을까요?



1. 국가 주도 경제의 유산

한국의 산업화 시기는 국가가 중심이었습니다.


정부가 자본을 통제했고, 국민은 근면한 노동자로 살았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퍼졌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개인의 투자주체 의식이 생기기 어려웠습니다.
금융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고, 국민의 일상은 월급과 저축에 머물렀습니다.



2. 금융문해력의 부족

학교에서는 돈의 흐름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경제는 시험 과목이었지만 현실과는 무관했습니다.


투자와 금융은 ‘위험하고 복잡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결국 금융을 이해하지 못한 세대가 사회의 중심이 되었고,
금융 대중화는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감성은 빠르고 계산은 느리다

음악과 미술은 감성의 영역입니다.
공감하면 바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은 계산과 판단의 영역입니다.

숫자, 확률, 리스크를 이해해야 하기에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감성의 대중화는 빠르지만, 이성의 대중화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금융은 문화보다 늦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독서가 생필품이 됩니다.

https://brunch.co.kr/@078bdbce77124e6/82



4. 투자와 투기를 혼동한 사회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주식은 도박, 부동산은 투기, 코인은 사기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런 편견이 금융을 멀리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미국은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한 번의 실패가 낙오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학생 때부터 투자에 참여하며 금융을 ‘생활의 일부’로 배웁니다.


한국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사회입니다.
결국 금융의 대중화는 문화보다 훨씬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5. 금융을 문화로 받아들이기 위한 변화

이제 금융은 돈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경제적 자립은 자유의 시작이고, 금융 이해력은 시민의 기본 소양입니다.


첫째, 금융교육이 일상화되어야 합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눠야 합니다.
쓰는 법, 모으는 법, 불리는 법을 함께 배워야 합니다.


둘째, 금융 콘텐츠가 대중화되어야 합니다.
유튜브, 웹툰, 드라마로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과 지인끼리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셋째, 실패를 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투자의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경험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럴 때 금융은 국민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6. 금융은 자립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음악과 미술이 감성을 깨웠다면,
금융은 우리의 이성과 자립심을 일깨워야 합니다.


금융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힘입니다.


한국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금융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생활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음악이 거리의 노래가 되었듯,
금융도 언젠가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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