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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른 사이 Nov 01. 2024

틈틈이 행복을 찾는 사람들

Interviewee. 남초록 님, 신재원 님


지난여름은?


Editor LEE: 저희가 지난여름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늦여름의 향기를 연출하고자 했는데, 문득 관람객분들의 지난여름이 궁금하더라고요. 이번 여름은 꽤 더웠던 것 같은데 재원 님, 초록 님의 지난여름은 어떠셨나요?


재원 님: 특별한 기억은 많이 없는데, 제가 29살이라 마지막 20대 여름이라는 의미가 가득한 계절이었습니다.


Editor LEE: 20대 마지막 여름, 기분이 묘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다시는 안 올 시간이잖아요?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사회인으로 처음맞는 여름이라 기분이 좀 달랐어요.


재원 님: 아무것도 아닌데 괜히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유쾌한 기억보다는 불안함도 섞여 있던 것 같아요. 아련한 기억들이 많이 남게 된 것같아요.


초록 님: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여름에 갑자기 좀 아프고 그래서 퇴사도 하고, 많은 변화가있긴 했어요. 처음엔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하고 20대 들어서 처음으로 휴가도 못 갔어요. 마지막 20대를 잘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Editor LEE: 전시회를 관람하시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초록 님: 개인적으로 제가 20대 때 바쁘게 보냈어요.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정리할 거 정리하면서 좀 편해졌거든요. 여기 와서 학생들을보니까 내가 바쁘게 살았던 20대가 지나가고 예뻤어요. 바쁘게 살 당시에 힘들긴 했는데 지나고 보면 그 기억들이 좋거든요. 나를 성장시키고, 경험했던 게 가치관에 잘 반영이 되기도 하고요. 내가 보내왔던 것처럼 학생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자기들의 색깔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재원 님: 춘천에 졸업하고 잘 안 오는데 가끔 올 때마다 느끼는 포인트가 있거든요. 되게 기대가 되고 옛날 생각이 계속 나요. 학교생활을 잘한 거 같으면서도 미련도 있고 귀여운 실수도 생각나고요. 전반적으로 학창 시절이 그리우니까 전시회 오면서도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부럽다는 생각을 엄청나게 했어요. 아직 젊고, 학생들이니까. ‘나도 이런 거 하고 싶었다’는 생각도 되게 많이 들었어요. 부러운 감정도 들었고요. 오늘이 저한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Editor LEE: 저희 작품을 보면 어릴 때 시각으로 찍은 사진들도 있거든요. 전시회 스토리텔링처럼 어릴 때는되게 쉽게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아요. 사소한 거에도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런 마음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재원 님, 초록 님은 어릴 적 여름이 기억나시나요?


초록 님: 저는 어릴 때 기억이 많이 나요. 나이를 먹으면 지난 기억에 선명해지는 것처럼 생각 많이 나더라고요.어렸을 때 철봉에서 놀다가 손의 냄새를 맡으면 쇠 냄새가 났잖아요. 그게 기억이 나네요.


재원 님: 에피소드보다는 저는 사실 여름을 안 좋아해요. 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싫어하는데 어렸을 때는 여름을 좋아했더라고요. 크면서 사람이 예민해지고 덥고 습한 걸 싫어하니까, 바다를 가거나 풀에서 뛰어노는 걸 좋아했었는데 크면서 싫어했던 것 같아요. 자각을 못 하다가 오늘 전시를 보면서 다시 깨달았던 것 같아요.


Editor LEE: 제가 생각했을 때 여름이 주는 매력이라고 느끼는 것들과 지금은 선호하지 않지만 좋아했던 것들의 느낌을 섞어서 전시회 향으로 만든 거거든요. 눅눅한데 축축하면서도 풀 냄새가 섞여 있고 또 여름만이 주는 강직함이 있잖아요. 우디한 느낌을 섞어서 전시회 향을 만들었는데 느껴지셨나요? 향이 주는 힘들을 나누고 싶었어요. 


재원 님: 풀 냄새랑 흙 내음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Editor LEE: 이런 향처럼 초록 님, 재원 님만의 어렸을때 좋아했던 요소들이 있나요?


초록 님: 저는 여름에 낮잠 자는 걸 좋아해요. 다른 계절보다 여름에 자는 게 좋더라고요. 나이 들고 나서는 생각할 것들이 많으니까 낮잠을 못 자는데,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어릴 때는 여름에 낮잠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밥 먹으라고 깨우면서 일어나니까, 그게 되게 괜히 좋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나요.


재원 님: 여름방학. 겨울방학이랑은 다르게, 겨울방학은 끝난다는 느낌을 주는데 여름방학은 쉬어간다는 느낌을 되게 좋아했어요. 여러 추억이 생기는 시점인 것 같아서, 전반적으로 여름방학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연차, 반차? (웃음)



Editor LEE: 이번 전시회가 저한테는 막연하고 무서웠던 20대 초반을 지나서 정리된 20대 중반인 것 같아요. 20대 초반에는 엄청 혼란을 겪잖아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실행력이 안 따라주기도 하고요.  


재원 님: 이제 곧 25살이잖아요. 20대 중반인데, 어떠신지 궁금해요.


Editor LEE: 20대 중반으로 접어든다는 거에 큰 건 없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고, 내가 이 시간 동안 할수 있는 게 많지만 많지 않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제가생각이 되게 길거든요. 뭔가 하나를 하기까지 고민도 많이 하고요. 내년부터는 중반인 만큼 알차게 시간을 쓴다는 마인드로 살아보려고 합니다.


초록 님: 아까 했던 말처럼 시간은 빠르니까 틈틈이 행복해야 해요. 제가 퇴사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옛날에는 이것만 하고 해야지 하다가 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고요. 스트레스 많이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Editor say. 지난여름을 되돌아보며 미워하기만 했던 이 계절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의 감정을 다시 생각해 보니 시간이 조금은 천천히 가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초록 님 말씀처럼 시간은 빠르니까, 저희 모두 틈틈이 행복합시다!


Interviewer. 이수현



더 많은 인터뷰는 @areunsight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터뷰가 연재 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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