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쫓으며 산다.
어렸을 때에는 분명,
무엇이든 될 터였다.
누구의 몸이 아프다 하면 나는 의사가 될 것이었고,
어떤 종목에서든 스포츠 스타가 될 것이었다.
법을 필요로 하는 세상에는 법조인이었을 테고,
마술이 필요할 땐 마술사가,
마법이 필요할 땐 마법사였을 것이다.
이후의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 몰랐다.
거듭한 다음의 나는,
무엇이든 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자 했다. 감사한 사람에게,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고자 했다.
아파하는 누구에겐,
아픔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자 했다.
매일을 쫓으며 산다.
무형의 무엇인가를,
무명의 무엇인가를,
무언의 무엇인가를.
쫓겨난 후에는
또다시 쫓으며 산다,
쫓으려 산다.
쫓겨난 것에는
또다시 쫓기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