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밥 찾는 직원들

by 말라

사람들의 심리는 희한하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조리사를 하고 있는 나는 매일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을 보게 된다.

내가 보고 싶지 않아 하는 몇 가지 유형의 직원들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손을 씻지 않고 배식대로 오는 사람,

두 번째는 밥통에 밥이 있는데도 새 밥 먹겠다고 다른 밥통을 여는 사람, 세 번째는 반찬을 흘리는 사람, 네 번째는 청양고추 못 먹으면서 꼭 집어가서 한 입 물고 버리는 사람 등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들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그중, 정말 이해되지 않는 유형은 새 밥을 찾는 사람이다.

우리 식당 밥은 내가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해서, 보온밥통으로 옮기는 시스템이다.

즉, 시간차는 있겠지만 한 끼에 총 4번에서 5번을 하는 새 밥들이다.

두 개의 전기압력밥솥에다가 해서 두 개의 보온 밥솥에 넣고, 또다시 두 개의 전기압력밥솥에다가 밥을 짓는다.

시간을 딱 맞춰 짓는다. 미리 해서 담아 놓으면 먼저 담아 놓은 밥들이 무게에 뭉개질까 봐. 밥이 떨어졌을 때쯤 내가 다시 밥통 안에 부어 준다. 그리고, 두 개의 보온 밥솥을 다 오픈하지 않는다. 한 개를 다 먹고 나면 다른 한 개의 밥솥을 오픈하게 하는데 밥통 위에 그릇하나를 올려놓는다. 열지 말라는 의미로~

그런데 꼭 보면 충분히 2~3인분이 남아 있는 데도 불구하고 옆에 밥통을 뚜껑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새 밥을 먹겠다는 심리다.

새 밥, 헌 밥이 어디 있는가! 다 똑같은 밥인데, 그 들은 남이 손대지 않는 것을 먹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이게 얼마나 이기적인 심리인가!

단체식을 하면서 남이 푸던 밥솥의 밥 보다 내가 뚜껑을 열어 첫 주걱을 뜨는 밥을 먹겠다고 밥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밥솥에 밥이 있음에도 다른 밥솥을 굳이 오픈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외친다.

"선입선출~!"


그런데도 사람들의 새 밥에 대한 욕구는 그칠 줄 모른다. 어디 밥뿐인가!


점심의 국은 본인이 직접 떠먹는 자율배식이고, 저녁의 국은 국이 메인이기에 내가 직접 떠서 놓아주는데

그 국을 가져갈 때도 순서대로 가져가는 법이 없다. 어떤 게 건더기가 많은지, 어떤 게 국물이 많은지, 어떤 게 고기가 많은지 등을 한참 쳐다보고 골라가져 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비위가 상한다.

물론,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대단할 수 있지만 그 대접에 있는 고기의 양이 차이 나면 얼마나 차이가 나고,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그걸 더 먹겠다고 고르고 있는 모습이 사실 보기 좋지도 않다.

겨울에 나의 화를 돋우는 상황은 자신이 조금 더 뜨거운 국을 먹겠다고 순서를 지키지 않을 때 이다.

그때는 난 화를 낸다.


"선입선출 해주세요. 자꾸 이러시면 뒷분들 차가운 국 드세요~"


이기적 임의 결정판이다.

혼자 일하는 식당에 내가 시간에 맞춰 곡을 떠 놓으면 순서대로 가져가면 되는데 꼭 가장 마지막에 푼 걸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작년 겨울, 그런 분들에게는 나는 한 번 크게 소리친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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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 의 작가, 요리하는 극작가, 극작하는 요리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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