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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헨리씨 Dec 15. 2021

헨리의 서평 :어둠의 정면, 윤지이

죽음이 뭔가요?

#어둠의정면 #윤지이


어둠의 정면이 뭔가요?


저는 성향상 철학적인 감각보다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직시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인가요, 저로서는 책의 제목이 참 난해합니다.

어둠을 마주보고 있는 게 뭔지? 골치 아파하면서 책을 펼쳐 보겠습니다.


형기는 정신과 병원 의사입니다.


잠결에 누군가 투신 자살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꿈 속의 누구이던 현실의 누구이던 아무튼 누군가 죽었습니다.


형기에게는 다른 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소년의 환영이 줄곧 따라다닙니다.

그 소년의 죽음 이후로 형기는 우울증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진료 예약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있으면 혹시나 하고 형기는 하루종일 안절부절합니다.


형기의 아내 또한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그녀는 레지던트 시절 자살한 환자의 충격으로 전문의 6개월을 앞두고 의사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아는 이의 자살은 주변인을 참 힘들게 합니다. 오히려 죽은 이가 더 편안할 지 모를 일입니다.

본인이 담당한 환자의 자살에 그녀는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듦니다.

그림을 그리며 야간 카페를 운영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녀에게 더 이상 웃음은 찾기 어렵습니다.

© marceloleal80, 출처 Unsplash



형기는 로프를 포함한 등산 용품을 구매합니다.

등산에는 취미가 없습니다. 아파트 담벼락의 로프에 매달립니다.

자살하고픈 마음에 매달렸지만 죽음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살려주세요.’

자살미수 정신과 의사 형기입니다.


© aatlas, 출처 Pixabay



몇 주째 나타나지 않는 김상균 환자가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형기는 치통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치과에 방문합니다.

김상균 환자는 형기의 치과 주치의가 되고 형기는 그의 환자로 처지가 바뀝니다.

얼마 뒤 김상균 환자는 말기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습니다.


어둠의 정면은 죽음입니다.

아마 작가는 죽음에 대해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우리는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지만 또한 두려워하기에 입 밖으로 참 내뱉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의 국가입니다.

책 말미 ‘작가의 말’에 ‘자살이 하나의 꿈이었던 때가 있다’는 작가의 고백은 어쩌면 흔한 우리 마음을 대놓고 드러낸 표현입니다.


원인이 여기에 있으니 그 원인을 찾아 없애야 한다는 사회 계몽의 ‘죽음’에 대한 책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멀리 하고 싶지만 항상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한 생각의 책입니다.


어쩌면 어둠의 정면은 죽음이고 그 뒷면은 희망이겠지요.



이 글은 작가님의 책 협찬으로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윤지이 작가님 @freewil9_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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