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운동량(L)=질량(m) 속도(v) x 거리(r)
<과학> 분야에서스케이터가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물리> 지문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각운동량(L)은 물체의 질량(m)과 속도(v)를 곱한 운동량 (mv)과 물체의 질량 중심과 회전축 사이의 거리(r)를 곱한 값 즉 L=mv x r로 표현하게 된다.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란 회전 운동을 하는 물체는 외부에서 어떤 물리적인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일정한 빠르기로 회전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질량이 회전축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질량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회전축 사이의 거리가 짧아지게 되는 것이므로 회전을 하는 물체의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액셀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찍힌 사진들은 여전히 경이롭다. 유심히 살펴보면 도약하기 전 팔을 최대한 중심축인 몸통으로 가까이 붙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스케이트의 끝에서부터 몸의 중심을 지나 머리 한가운데로 이어지는 직선이 바로 회전축이라고 가정했을 때, 팔의 질량은 그대로인데 몸통 가까이에 오게 되면 속도가 높아지게 되는 원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위의 원리에 대입해 생각해 보면 중심을 잡기 위해 퍼져 있던 팔이 몸통 가까이에 붙으면서 회전축과의 거리(r)는 짧아지고 이로 인해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속도(v)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운동량을 보존하기 위해 팔을 몸에서 멀리 둘 때보다 가까이 두면서 자연스럽게 회전 속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무릎과 가까이 가슴을 두고 최대한 움츠려 회전을 하게 되면 그 속도에는 더욱 가속이 붙게 된다. 회전축에 가까워질수록 회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관철하다 보면 인생의 깨달음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어느 날 몹시 추운 겨울 몸을 한껏 웅크리면서 퇴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수업에서 진행했던 스케이터들의 도약 전 모습과 유난히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는 열 순응 법칙으로도 끝낼 수 있지만 생각의 고리를 이어나가 보기로 했다. 팔을 몸통에 가까이 붙일수록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칼날을 뾰족하게 세워 도약을 준비한다면 나에게 팔을 몸 가까이에 한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말이다.
트리플액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점프와는 달리 앞으로 나가면서 도약을 하기 때문에 공중에서 약 반 바퀴를 더 돌아야 한다고 한다. 몸의 회전축을 기준으로 중심, 균형, 강약의 조절 등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환호성 담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문득 한 행위예술가가 '성공'에 대한 주제로 무대를 만들었던 영상을 본 게 떠올랐다.
프랑스 행위 예술가인 요안 부르주아 <성공은 선형(직선)이 아니다>라는 공연이었다. 남자는 계단을 오르면서 지속적으로 옆에 마련된 트램펄린으로 몸을 내던진다. 그러나 허무하게 떨어진 채 있는 게 아니라 튕겨져 오르면서 계단으로 다시금 오른다. 그렇게 수없이 떨어지고 계단을 오르기를 반복하는 그는 결국 정상에 도달하게 되고 관객들은 열띤 환호를 보내며 공연이 마무리된다. 무언가 모를 연민과 마음속 내재된 응원을 뒤섞여 보내기를 반복하던 중 1분 30초의 동영상은 끝이 났다.
"성공에 오르기까지 일직선만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상에 다다른 것 같아도 다시 좌절할 때가 있고, 추락과 실패를 끝없이 반복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끝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각보존량의 법칙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 보자면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되기까지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은 끝없는 실패와 좌절을 맛본다. '성공'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도 반의어에 해당하는 '실패'가 존재하기 때문일 테니 말이다. 질량이 보존된다는 가정 하라면, 속도는 견고한 마음이 될 것이다. 회전축에 가까워지는 거리는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실패, 좌절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목표는 실패와 좌절이 줄어갈수록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마음은 커지기 때문에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내 인생에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진하는 과정에 매달려 있는 좌절이나 실패 그리고 패배감 역시 온 마음을 다해 맞서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실패나 패배감을 아무런 타격 없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러나 개인이 느끼게 되는 고통의 수치는 주체적, 그리고 능동적으로 타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난 여전히 감정에 충실한 미숙한 어른이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맞서기 위한 방어태세를 갖춘다면 혹 빛이 투과되듯이 흔들리지 않고 그것들을 여과시킬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언젠가 트리플액셀의 완벽한 착지까지 퍼펙트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마음 가는 대로 비문학>이라는 매거진을 만들었다. 앞으로 다양한 비문학 주제에 대해 마음, 인생 그리고 가치관을 연관 지어 말 그대로 마음 가는 대로 새롭게 해석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