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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 Jan 21. 2023

프롤로그 운을 띄우며

별자리의 유래

  prologue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별자리의 기원은 서구의 별자리로, 기원전 수천 년경에 바빌로니아 지역에 살고 있던 셈족계 유목민인 칼데아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가축을 키우며, 드넓고 푸른 초원을 따라 이동하는 생활을 해, 밤하늘은 자주 바라보게 되었고 유독 밝게 빛나는 별들을 연결시켜 동물에 비유하기 시작하면서 별자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나는 참 하얀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을 좋아하고, 그 겨울길을 무작정 걷다가 문득 길가에 파는 붕어빵을 호호 불면서 먹는 것도 좋아해. 때로는 낙엽이 발에 밟히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며, 이름 모를 누군가 써 내려간 글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맞춰주는 일은 좋아하지 않고 얼굴에서는 티가 나는 편이야. 순수함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가슴 한쪽에 품고 사는 사람이고, 여전히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기도 하지.



이런 내가 너를 처음 만난 날은 여전히 생생해. 추운 겨울밤 내가 가장 아끼는 패딩 하나를 들고 엄마가 운전하는 차에 올랐었는데 말이야. 도착해 네가 있는 곳을 향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추운 날씨 탓인지 그 안의 공기는 더 따뜻하게 느껴졌었어. 낯선 나를 보고 여전히 너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지는 않았었는데, 그런 너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패딩에 품고 우리 집으로 향했었지. 밤새 낑낑대면서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너를 보니 너무 섣부른 결정을 한건 아닌지 하는 마음도 생기더라. 그래도 내가 내민 손길에 금방 울음을 뚝 그치는 너를 보면서 내가 너의 전부가 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한 것 같아. 기억나? 나 아르바이트 끝내고 네가 보고 싶어 숨이 턱 끝까지 달려보기도 했었는데.  먼 곳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네가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어서 매일 가족에게 너의 안부를 묻곤 했었는데.


어느덧 너와 내가 1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네. 여전히 나는 네 옆에 있고, 너는 내 옆에 있지. 그래서 참 좋아. 우리가 함께한 세월 동안 겪었던 일들, 웃기기도 하고 짜증 났던 일들,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조금씩 써 내려가 보려고 해. 음.. 사실 너는 나의 기분을 가장 좋게 만들기도 하지만, 제일 슬프게 만들기도 하는 상대라서 너에 대한 글을 시작하는 마음이 결코 가볍지만을 않을 것 같아. 그래도 내가 이 글을 써 내려가는 이유는 네가 나중에 너의 별로 돌아갔을 때, 혹은 내가 나중에 나의 별로 돌아갔을 때, 이 책을 서로 꼭 챙겨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해. 적당한 크기의 보따리에 좋아하는 간식도 몇 개 챙겨서 말이야.



사랑하는 나의 전부, 나의 친구야. 훗날 이 책을 꺼내볼 때 서운한 부분이 있어도 너무 화내지는 마. 지극히 내 주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한 부분이 없지는 않을 테니 말이야. 우리가 함께할 혹은 함께할 계절, 장소, 여행, 기념일 몇몇의 날들을 서랍 속에서 꺼내 한번 적어볼게. 아참! 나중에 서로 사인해 주는 거 꼭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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