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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y US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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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월 Dec 11. 2023

미국 회사 첫 출근 전날

2023년 12월 10일 저녁.

드디어 고대하고도 또 두려웠던 첫 출근이 내일로 다가왔다.


신랑은 다음 주부터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출장이 있어서 일요일인 오늘부터 비행기를 타고 쿠퍼티노로 떠났다. 혼자 남아 집을 지키자니 어딘가 편하지만 무료한 시간들이 지나갔다.

적막한 집안 공기를 채우기 위해 전에 보다가 만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찾아 켜 두고 거실에 있는 소파 겸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나는 어쩌면 한량이 체질이 아닐까 싶다가도 또 누군들 안 그러할까 싶었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보다 그저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면 그건 게으르다고 지탄받을 일일까.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자연스레 익혔던 치열한 경쟁의식도 희미해졌다. 혹자는 사는 게 너무 편해서 그런 게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쉬는 것은 쉬어도 쉬어도 성에 차지 않는 것이 회사원이라는 제도가 과연 많은 사람들의 적성에 맞을지 의문이 들었다. 뽀로로가 목놓아 부르던 것처럼 사실은 다들 노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면접을 볼 때는 항상 간절했었는데 막상 취직이 되고 나니 시작하기도 전에 쉬고만 싶은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대학교에 적을 좀 더 두기 위해 이번 학기에 신청했던 1학점 짜리 수업의 리포트는 며칠 전에 제출하고 동시에 졸업 신청까지 해 두어서 이제 학교는 정말 끝이 났다. 학교 졸업식이 1년에 한 번이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진짜 졸업 전에 요란하게 졸업식을 마치고 실제 졸업은 조용하게 지나갈 것만 같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기 때문에 이번 주는 학교 졸업, 그리고 다음 주부터 바로 미국 회사원 생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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