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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18. 2024

누이 새

봄은 봄인가 보다

누이 새(접동새)


밤부터 새벽 무렵까지

접동새 하염없이 울어 댑니다


얼마나 서러울까

잠시도 쉼없이 소리내어 울고 있어요


산밤나무 때이른

꽃잎 무성한 가지위에

작은 몸 감추고 

적막을 뒤흔드니

갈 길 바쁜 새벽달도 흠친 놀란 듯 멈칫거립니다


죽어서도 못잊어 

멀리로 날 수도 없어 

서러운 사연 알아나 달라며 

목소리가 어여쁜 접동새 한마리

구슬피 울고 있는데


울지도 못하고 

죽어간 여리디 여린 누이의 혼이

차마 떠나지 못해 우나니

가까이 있어도 이젠 설움 잊으라


어린 아우들 설익은 잠을 깨울

심산으로 그리 애닯피 울었던 거겠죠


슬프디 슬픈 사연을 듣고

달빛도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초저녁 어스름

구름뒤로 내밀다 숨

얼핏 찌푸린 반조각 얼굴로

잦은 변동을 부리더니

접동새 우는 밤이 

짙어져만 가게 합니다


소쩍 소쩍


이 산 저 산

동그렇게 산울림이 되어

울릴 적마다

누이가 그리워

눈물을 쏟을 겁니다


달빛도 어름어름 구름새를 헤짚어

사뭇 어둠도 가시고

그 사이 밤새 울던 접동새는

산밤꽃나무 너머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소쩍 소쩍 

접동새 울음이 작아지는 걸 보면

봄이면 밤마다 

접동새 우는 까닭이 

밤하늘 멀리 번지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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