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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yJee Jun 29. 2021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할까?

통상적인 신약개발 과정을 벗어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7월부터 3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정은경 중앙 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4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연령대별로 접종자를 확대해 9월까지 집중적으로 1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3분기 접종 대상자의 연령이 확대되면서 화이자, 모더나 사의 코로나 19 백신이 젊은 층에 심장질환을 일으킨다거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의 혈전 발생 부작용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일부 존재합니다.


  백신 개발에는 평균 10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때로는 더 오랜 기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홍역 백신은 9년, 수두 바이러스는 34년, 우리가 매해 겨울 접종받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1978년 3가 백신이 개발된 이후로 4가 백신이 개발되는 데에만 40년이 걸렸다고 하죠.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어떻게 1년의 짧은 기간 안에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개발된 백신이 과연 부작용 없이 안전한 것일까요? 본 회차에서는 (백신을 포함한) 신약개발 프로세스와 임상시험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코로나 백신이 초스피드로 개발된 과정과 안전성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신약이 개발되는 과정


신약 개발 프로세스

 

 신약 개발은 크게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R&D(research and development), 전임상, 임상, 의약품 승인의 4단계를 거쳐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는 연구를 통해 질병에 치료 효과가 있는 약물을 선별합니다. 이 과정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두 번째 전임상 시험 단계에서는 선별된 약물을 임상에 적용하기 전에 동물을 대상으로 치료효과와 독성, 부작용을 평가하는 단계입니다. 전임상 시험은 보통 2-3년이 소요됩니다. 세 번째 단계인 임상시험은 임상 1상, 임상 2상, 임상 3상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통상 10년이 소요되지만, 희귀 질환처럼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15년 혹은 그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습니다.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의약품을 출시하게 됩니다. 의약품의 승인에도 미국의 경우 평균 10개월 우리나라의 경우 4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임상 1상에서 3상까지의 결과를 근거로 안전성과 독성 부작용 효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품목허가를 내주게 됩니다. 추가로 임상 4상은 의약품이 시판된 후, 장기 투여 시 또는 특이 질환자의 경우 부작용과 안전성을 검토하고 새로운 적응증(예, 비아그라)을 관찰하는 과정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어떻게 1년 안에 개발되었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신약개발의 전체 프로세스는 보통 10-15년이 걸리는 긴 과정이고, 임상시험에만 보통 10년이 소요됩니다. 백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코로나19 백신이 이런 긴 과정을 생략하고 1년의 짧은 기간 안에 탄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의 단축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전 세계 연구진의 신속한 연구와 공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처음 발견된 이후로 2개월 만인 2020년 1월 중국 상하이 공중임상보건센터를 통해 SARS-CoV-2의 DNA 유전체 정보가 공개되었고, 우리나라의 김빛내리 교수와 장해식교수팀도 2020년 4월, 가장 정확한 RNA 전사체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해 백신의 타겟(항체 형성을 유도하는 항원 부위)을 정하는데 핵심적인 것으로,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켜 주었습니다.


  두 번째로, 임상시험 기간의 비약적인 단축을 들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던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기존의 임상 시험은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순차적으로 각 단계가 끝나면 평가를 거친 후 승인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을 중복으로(1상과 2상, 2상과 3상을 겹쳐서) 진행했습니다. 2)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에 SNS를 활용해 통상 몇 주에서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소요되는 모집 기간을 초 단기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하룻밤에 모집이 완료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3) 롤링 리뷰(rolling review)에 의한 빠른 백신 승인입니다. 롤링 리뷰는 임상시험 자료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에 미리 제출된 자료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신약 승인 절차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의 단점은 의약품 허가에 실패했을 때 신약개발 승인에 투자된 비용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보통은 임상시험이 완료되고 신약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을 때 의약품 허가를 신청합니다. 영국 옥스포드대/아스트라제네카 개발 코로나19 백신은 2020년 10월 1일 유럽 식품 약품청(EMA)에 롤링 리뷰를 통해 최초의 신속심사 대상이 되었으며, 독일 바이오엔텍/미국 화이자 개발 코로나 19 백신은 2020년 10월 6일 롤링 리뷰를 제출, 2번째 신속심사 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민관자금지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 제약협회(PhRMA) 보고에 따르면 신약개발 비용은 평균 12억~17억 달러에 이르며, 이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R&D로 8억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 R&D 와 임상시험 비용의 증가로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많은 신약들이 R&D, 혹은 전임상 시험 단계에서 투자를 받지 못해 개발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는 어떨까요? 화이자/바이오엔텍은 독일 연방교육연구부(BMBF)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지원금으로 3억 7500만 유로(약 4억 5천만 달러),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연구혁신기구(UKRI)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전임상 및 임상시험 지원금으로 22만 파운드(30만 달러)를 지원받았고, 모더나는 미 국립연구원(NIH)으로 부터 예산을 지원을 받아 임상시험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막대한 수요는 각 개발사들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풍부한 인력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발 빠른 연구와 데이터의 공조로 백신을 개발해 신속한 임상시험과 허가 과정을 거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10.8개월,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11.3개월, 모더나 11.4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통상 백신 개발에 평균 10.7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개발기간을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킨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인 과정은 아닙니다.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전 세계 정부와 인류의 강력한 수요와 지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죠.



코로나 백신의 안전성

  그럼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통상 기간에 비해 극적으로 짧은 기간에 탄생한 코로나 백신이 과연 안전할까요? 제 대답은 ‘안전하다’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단 기간에 개발되었을 뿐 절차나 법규를 무시하고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모니터링을 거쳐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전문 기관의 승인을 받은 적법한 전문의약품입니다. 단지, 긴급한 상황과 수요에 맞추어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가속 부스터’를 사용한 것뿐입니다. 빠르게 개발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여기거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며 부작용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민은 접어두고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하시기 바랍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생활할 날을 고대합니다.  



참고문헌

1. 국내 신약개발 R&D 활성화를 위한 신약개발 현황 및 신약개발비 분석. 생명공학 정책연구센터. 총서 제 127권.

2. Key Concepts of Clinical Trials: A Narrative Review, Craig A. Umscheid, David J. Margolis & Craig E. Grossman, Volume 123, Issue 5, September 2011, Postgraduate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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