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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ul 08. 2024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위해 걷는다

ft. 영화 히말라야

언젠가 퇴근시간이었다. 동네에는 사람들이 집으로 향 있는데, 인도에는 언덕 천천히 걸어 올라가사람, 그    옆 길에는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조용 숲길 제공하여 제네시스 차량이 서서히 올라가기도 다. 푸들 산책하는 할아버지도 있고, 자전거를 끌고 오막길에 오르는 사람도 있다.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마을버스에 퇴근하는 사람이 꽉 차 있다.


위에 글처럼 쉽게 적어보자 하여, 있는 상황을 그대로 나열하면 좋겠지만, 나열하 멈췄다. 쉽게 썼으면 다 글썼을 것이고, 차라리 A.I의 도움을 받아 글을  작성했으면 쉽게 글을 썼을 것이다. 어느 순간 글을 적다 보면 기억을 따라 방향대로 글을 적는데, 고작 30분남짓 적다가 멈추고 창문에 보이는 산자락을 쳐다본다. 다행히도 창에는 정겨운 고향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7월의 짙은 산과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아래 집과 둘레의 성곽, 저 멀리 보이는  산정상의 봉우리와 산신령이 나올 것만 같은 구름, 몇 년 전 었던 전망대가 잠시 쉼을 갖게 한다. 저 멀리 도심의 전광판에 빛나는 영상처럼, 현대인은 빠르게 움직이고, 속도에 발맞추느라 정신없을지 모른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엄홍길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을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정민 극구 말렸지만, 연습하기를 반복하다 끝내 혼자 등반하다 사라진다. 정민은 소식을 듣고, 자신이 같이 못 간 게 한이 되어 그 사람을 되찾기 위해 다시 등반한다. 그러나 끝내 돌아오지 못한 것을 보면서 후회를 한다. 어쩌면 누군가 남이 한이야기쉽게 들릴 수 있어도, 그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힘든 이야기를 말하고 있을 수 있다. 글을 적는다는 게 단순히 나 혼자 떠들어 대는 이야기라면 모를까, 누군가를 위해 말을 하고 있다면 쉽게 말할 수는 없을 테니깐 말이다. 그렇다고 그 힘듦을 듣는 사람이 상대의 심정을 알아줄 리 없다. 책 <달과 식스펜스>에서 예술가의 적은 회의감이라고 했다. 아무것도 없는 현실 앞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설령 알아준다 해도 그것이 돈이 되는 것도 아닌, 막연한 벽 앞에 홀로 있다 보면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고 중얼거린다.


며칠을 원고에 손을 떼고 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은 양가감정에, 책을 몇 권 사서 백 년 전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시대적인 상황은 다르겠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 생각하다 보면, 글쓴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뭔 말 갖지도 않은 이야기 같더라도, 빙산의 일각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다른 이야기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쉽게 했으니 쉽게 돌아설 것이다.


무한도전의 레전드 영에서 정형돈과 유재석이 시골 대교를 건너 자전거를  있었다. 저녁노을이 질 때쯤이었다. 정형돈이 자전거타고 신나 해 자, 유재석이 "형돈아, 너 오늘 본 것 중에 제일 신나 보인다." 웃으며 한다. 정형돈은 ", 그럼요. 형님. 무도촬영한 지 몇 년 만에 자전거 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촬영하는데요. 안 좋을 수가 있어요?" 반문하자, 유재석은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이 시간이 있는 거야."라고 재차 말다.

아무렇지 않은 말이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온 다는 말처럼 들였다. 어쩌면 요같이 편한 시대에 통용되지 않을 말모른다. 쉽게 만들어내고 쉽게 잊히는 세상에서, 뭐 그리 대단한 거 한다고 고생을 하며 사는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자신만의 페이스로 걷고,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고, 다시 걸어 자신의 길을 오래 걸거가는 것은 요즘 같은 세상에 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삶을 산다.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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