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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Apr 28. 2024

기억력, 기어코!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마치 청천벽력 같았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우유를 찾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이미 한 손에 우유를 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라, 이게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 이게 바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려 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초조해졌다.



그런데 나는 이런 상황을 유머를 승화시키기로 결심했다.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우유를 너무 사랑해서 한 손에는 항상 우유를 들고 다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친구들은 내 말에 웃으면서, “그럼 양손에 우유를 들고 다니면 어떻게 할 건데? “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런 농담으로 난 나의 나이 들어감을 조금씩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가끔은 ‘기억력 저하‘가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회의에서 갑자기 약속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거나,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돌아올 때, 이런 순간들을 나를 좌절하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내 상황을 완전히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제 내 기억력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관리하는 법을 찾아 노력하기 시작했다. 내 기억력의 점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고 나니, 일상에서의 작은 대처 방법들이 생활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내가 기억력 저하는 재미있게 받아 들면서 시작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 메모의 예술‘이다, 이제 나는 모든 중요한 사항을 작은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했다. 메모장은 나의 충실한 동반자가 되었다. “쇼핑 리스트부터 마트의 장 보기까지, 이 작은 메모장은 이제 내 은행의 통장만큼이나 중요해”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한다.



더불어 나는 알람 기능을 활용해서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까지도 한다.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은 내 삶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중요한 일정부터 매일의 할 일 목록까지, 모든 것을 알림으로 설정해 두었다. 이러한 디지털 도구들 덕분에 나는 더 이상 중요한 일들을 잊어버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기억력 저하에 적응하면서 내 일상은 보다 창의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신경 쓰이는 것들을 메모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 작은 메모장을 두어 일상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집안 곳곳에 유쾌한 메모를 붙여 두어, 필요한 물건의 위치를 쉽게 기억하게 했다. 이 메모들을 볼 때마다 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던져준다.



나의 이러한 노력은 주변 친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내가 이렇게 변화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자신들도 충분히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기억력 저하는 외면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올 테면 와 봐!”라고 전쟁을 하고 있다. 적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적이 나의 진영에 들어오지 못하게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력 저하’는 전장에서 만난 적인 것이다.



나는 또한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예전에 하지 않았던 명상을 하고 멍 때리기에 도전하고 있다. 머리를 비워내는 것이 다시 무언가를 채우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이러한 노력은 내게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명상을 하거나 멍 때리기를 할 때, 나는 현재에 집중하며 평화를 느낀다. 이는 나의 기억력을 자극하고 동신에 정신적, 감정적으로 큰 만족을 가져다준다.




결국, 나의 기억력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내게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 이제 나는 무언가를 잊어버리면 그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 상황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내 삶의 질을 높이고, 매일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나의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이처럼, 기억력 저하가 필연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나는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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