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들을 대하는 태도
<부하라고 생각하면 실패한다>
요즘 MZ 병사들은 매스컴에 알려진것처럼 정말 의리가 없고, 제멋대로일까? 80,90년대 때는 분대장 병장 혼자서 모든것을 해내고 자기밑에 용사들을 통제했었는데, 요즘 MZ세대들은 그렇지 못할까? 글쎄...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요즘 친구들이나 예전 친구들은 변한게 없다. 다만, 요즘 친구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조금 더 반영이 됐고, 본인의 목소리를 입밖으로 꺼낼 줄 안다.
90년대의 분대장 용사들은 모든 인원들을 카리스마있게 통솔하고, 소대장을 잘 보좌했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그 친구들을 바라보는 나의 군생활 짬바가 쌓여서 변화된 세상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많은 용사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계급은 사실 대위까지다. 소대장때는 매일 동거동락 하면서 용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중대장 계급 정도 되면 중대병력들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되는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중대원들과 소통할 수 밖에 없다. 소대장 시절 병사들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제대로 배워놓지 않으면, 군생활 내내 용사들과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 이쯤에서 질문. 용사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나요?
정답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용사들을 동생 대하듯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규정과 방침을 일관하는 태도로, 일말의 정과 감정도 없이 지휘를 하면 절대 안따라온다는 걸 경험했다. 물론 징계를 받을만한 수위까지 갔다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 부대에 큰 피해를 입힌 게 아니라면 알아도 모른척, 몰라도 아는척 하면서 넘어가야한다. 그리고 앞전 글에서도 강조했지만 무조건!! 용사들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 그 친구의 일거수 일투족 모든 것에 관심과 사랑을 다해서 정말 나의 친동생인 것처럼 대해야 그 친구의 마음을 훔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고참들 몇 명의 마음만 훔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알아서 잘 따라온다. 잘 따라올 때, 경계해야한다. 내가 마치 모든 인원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말고,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용사들을 건성으로 대하지말고, 정말 진심을 담아 들어주고, 얘기해라. 용사들도 사람인지라 소대장,중대장이 대하는 태도를 다 피부로 느끼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 요즘 용사들은 예전과 달리 대부분 대학교를 다니다가 들어온다. 그만큼 똑똑하고, 생각이 깊은 나이다. 어린애 취급하지 마라. 인지상정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마음을 주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데도 안따라오거나 뒤통수 치는 인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애들까지 챙기려고 하지마라. 내 마음만 상하고, 내 군생활만 힘들어진다. 3번정도의 기회를 주고, 그래도 안된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징계하고, 내쳐라. 우리는 종교집단이 아니다. 우리는 무력을 관리하는 집단이다. 한 마리 미꾸라지 때문에 부대 전투력을 깎아먹을 필요는 없다. 마음이 아프겠지만, 눈 딱 감고 내쳐라.
장교나, 부사관이나, 용사나 이 세 계급이 인간적으로 다른건 없다. 다만, 계급이 다르고, 경험치가 다를뿐이다. 희망해서 들어온 사람과 희망하지 않고 국가의 부름을 받고 들어온 사람 중 누구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될까? 답은 나와있다. 용사들을 잘 챙겨라. 18개월만 있다가 가는 친구들이지만, 그 친구들이 전역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친구들이고, 우리 국군을 서포트 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갈 친구들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부하라고 생각하면 실패하고 동생이라 생각하면 성공한다. 장교로서 군생활 간 수많은 동생들과 인연을 맺고 소통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가? 외동으로 큰 친구들은 정말 부러워할것이다. 그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수많은 동생들을 잘 챙겨보자. 당신은 오늘 또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