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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올해의 10대 뉴스

희망을 그리다.

by Lydia young

연말이 되면 꼭 하는 우리 가족의 연례행사가 있습니다.

남편의 제안으로 시작된 '우리 가족 올해의 10대 뉴스 뽑기'


이 행사는 딸들이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해마다 12월 31일이 되면 우리 가족의 한 해 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되짚어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과 미래를 계획하는 습관을 들여주자는 생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A4용지를 가져다 놓고 둘러앉아 올해 있었던 기쁘고 슬펐던 일들을 10위부터 1위까지 적어놓았습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서로가 생각하는 기쁘고 슬펐던 일들도 다양하게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중요했던 일들은 서로 1위라 생각하며 순위를 매기기에 막상막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들을 쭉 적어 놓은 다음 다수결로 순위를 매기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뉴스를 정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올해를 반성하는 이야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내년의 목표나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의 10대 뉴스와 다음 해의 이슈를 적어놓게 되었고 연말 연례행사는 업그레이드되어 갔습니다.


우리 가족의 또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살며 노력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12월 초쯤 되면 가족들의 입에서 '올해엔 어떤 일이 1위를 할까?' 하며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스스로 한 해를 되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죠.


새해가 되면서 다짐하는 많은 계획들이 연말엔 내가 연초에 무슨 계획을 세웠었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펼쳐보는 10대 뉴스 파일.

지난해에 적어 놓은 이슈나 계획들을 상기시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우리 가족과 집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족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때는 작은 딸 성적이 많이 향상되었었네?"

"이 해엔 새 아파트에 입주했었구나?"

"이 해엔 할머니가 병을 진단받으셨었네."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는 좋았던 기억들과 슬펐던 기억들, 또는 잊혀지는 시간들.

모두 우리 가족의 삶 속에서 기억되고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큰딸이 결혼하면서 사위도 함께 가족의 10대 뉴스 연례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막냇동생이 예전에 "언니네 집은 특이해서 새 가족이 들어오면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 쉽지 않겠어!"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고맙게도 사위는 10대 뉴스에 적극 참여하며 순위 안에 들려 노력합니다.

새해의 이슈에도 멋진 계획들을 이야기합니다.

사위가 참여하며 가족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우리 가족과 너무 잘 맞는 사위입니다.


예상컨대 올해의 1위는 여름에 태어나는 딸과 사위의 첫아기 출산 소식이 될 거 같습니다.

온 가족이 아기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위에 이어 올해 태어날 손녀에게도 계속 이어지는 문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기가 커가는 모습의 기록과 함께, 발전하는 가족이야기를 기뻐하며 기억할 수 있도록.


12월이 되면 우리 가족은 날짜를 잡습니다.

우리 가족의 10대 뉴스 발표날을.

그리고 새해 희망의 지도를 그릴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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