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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새 Mar 08. 2024

순두부찌개

스무 번째 끼니 - 2

양파, 감자, 당근 같은 기본적인 식재료는 사용 설명서가 없다. 워낙 많은 요리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찌고 삶고 굽고 볶으면서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걀 팩과 감자 팩에 '이렇게 저렇게 해서 드세요.'라는 가이드라인을 본 적이 있는가? 하지만 순두부처럼 몇몇 요리에만 사용하는 식재료라면 얘기가 다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순두부는 대체로 한쪽이 볼록 튀어나온 원통처럼 생겼다. 두부를 넣는 입구가 좁게 나와서, 병나발을 불거나 링거를 꽂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순두부 포장을 뜯는 방법은 좁은 입구를 자르는 게 아니라, 순두부를 칼로 갈라야 한다. 1박 2일의 김종민이 순두부 라면을 끓일 때 톡 튀어 나온 순두부 투입구를 자르는 바람에 새하얀 순두부가 마요네즈처럼 나온 적이 있었다. 


TV 속 김종민의 실수가 하나의 재미있는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요리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이라면 마냥 웃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요리를 처음 해본 초보자들은 물론이고, 혼자서 밥을 3년 동안 지어 먹었던 나도 불과 얼마 전까지 순두부를 김종민처럼 쭉 짜야 하는 줄 알았다. 순두부처럼 특별한 요리에만 사용하는 식재료는 포장지에 그 손질법도 같이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지만, 모르게 놔두면 죄가 될 수 있다. 


이런 생각 나만 해 봤나?


스무 번째 끼니 - 닭갈비, 순두부찌개, 계란찜, 달래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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