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끼니 - 1
자취생의 3신기가 무엇일까? 레토르트 카레, 레토르트 짜장, 그리고 봉지라면이다. 카레 소스는 끼니를 간편하게 때워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의 물건처럼 추앙받는다. '어머니가 친정에 가시면 카레 한 솥, 짜장 한 솥 또는 곰국 한 솥 해 놓는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지 않았겠는가. 두고두고 먹을 수 있고,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기 때문에, 대용량 장기 보관이 가능한 카레 소스는 밥상의 스테디셀러다.
나는 카레를 좋아한다. 집에 혼자 있을 때도, 밖에서 외식할 때도, 해외여행을 할 때도 카레를 먹었다. 이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몇 달 전에는 그걸 소재로 글도 썼다. 멋도 모르고 인도식 카레에 도전했다가 혼쭐나긴 했지만, 지금도 난 카레를 좋아한다.
하지만 사람은 한계 효용의 법칙을 이겨낼 수 없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365일 내내 해 먹으면 입에 물리기 마련이다. 날마다 호텔 룸서비스를 배달시켜도 질리는데, 하물며 아까 말한 자취 3신기를 순서대로 돌려 먹으면 싫증이 나지.
그래서 카레볶음밥을 해 먹었다. 10분 만에 할 수 있는 달걀 볶음밥에 카레 가루와 굴소스만 넣으면 되니 만들기 쉽다. 카레라이스에 비해 조리 시간도 짧고, 요리에 필요한 카레 가루의 양도 작으니 더 효율적이다. 밥상의 가짓수도 늘리고, 좋아하는 음식도 싫어하지 않게 되고, 필요한 재료도 줄어드니 일거양득이었다.
살날은 많고 먹을 날도 많다. 입에 물린다고 소중한 음식을 떠나보내면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