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계속될 우리의 '교집합'

02. 끝은 없기에

by HAM

그녀와의 이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와의 추억들은 내 마음속 한 공간에서 빛나고 있었다.



이직을 한 그녀와는 늘 그랬던 것처럼 매일 카카오톡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전처럼 자주 하진 못했지만, 쓸쓸해 보이는 그녀의 빈자리를 보며 한 번, 홀로 퇴근하며 함께 퇴근했을 때의 귀엽게 재잘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생각나 또 한 번, 그렇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쓰게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나는 홀로 지내는 회사생활에도 다시 익숙해져 갔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언제 나아질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을 둘보단 혼자서 버텨내는 게 어쩌면 다행이라는 안심에서였을까.



시간이 갈수록 이 회사에서는 그저 미래가 아득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어떤 일로 다가올지 모르는 미래는 늘 알 수 없음에 불안하기도 하고 혹은 설레기도 하지만, 그 모습은 언제나 희망찬 모습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미래는 그저 회색빛으로 아무 의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제야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아까운 게 확실하구나' 라는 것을.



3년 넘게 다니고 있었기에 나름 회사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체계가 아예 없던 업무의 중심을 잡고, 해보지 않았던 업무들에 도전하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밭에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듯 그저 일구기에 바빴지만, 나란 존재는 그저 불안한 환경에서 수습하기 바빴던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정의 에너지를 겪여야 하는 환경 속에서 있을 바에는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었다.



비록 차가운 고용시장의 현실을 느끼게 될지라도,

그저 쉰다는 마음의 편안함보다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구직활동의 불안감을 느끼게 될지라도,

또 다시 새로운 환경에 혹독하게 적응해야 될지라도,



그녀가 내가 용기 있게 건네준 '용기'라는 선물을 이제는 써야 될 때가 온 것만 같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그리고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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