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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엘 Sep 27. 2024

쓴다! 라는 것은 쓰다!

D-9 Log

오늘은 내 마음을, 쓴다는 것이 쓰다! 라고 생각했던 내 진짜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은 쉬지 않고, 지우지도 않고, 한 호흡으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글이 모여, 책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들이 결합하여 책이 되는 것이다. 에세이라면, 나의 삶의 한 부분, 부분이 모여 책이 되는 것일테고, 소설이라면, 주인공들간의 우연과 우연의 에피소드가 모여서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되어가는 것일터, 나는 지금껏 무작정 써왔다. 어떤 기획도 거치지 않은 채, 수없이 기획하는 일을 해왔지만, 그 일과 글은 달랐다. 시작부터..  


내가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나의 삶의 치유요소이자, 나의 삶을 돌아보는 것 딱! 그 정도였다. 20대부터 꾸준히 써 온 일기들을 보면 그렇다. 그 때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알수도 없었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감정과 여러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나름의 그 때의 치열한 고민과 사투였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것들이다. 기록용이었다.  


그 이후엔, 학문적 글쓰기를 했다. 생각보다 어려웠고, 복잡했지만, 배워두니,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되었다. 기획서, 제안서, 논문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어쩌면, 관속의 죽은 사람을 깨우듯, 죽어있는 나를 깨워야 하는 글쓰기를 피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관 뚜껑을 연다면, 나는 감당할 수 없었을테니, 때로는 성숙함을 무기 삼아 나의 마음 읽기를 피해왔던 것일지도..


그러나, 그렇게 나의 글쓰기가 성숙해질수록, 기록용 글도 성숙해짐을 느꼈다. 나의 어떤 진짜 내면을 드러내는 치유의 글은 사라져갔다.

때로는 나의 마음을 쓰고, 때로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아이들을 대변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쓰기도 하는 그 삶이 싫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 반문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때로는 글이 쓰이지 않아도, 써야 할 때도 있었다.

자신이 없어도 집필했던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이 모여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지금껏 꾸준히 꾸역꾸역 걸어온 길!

그 길을 바라보니, 확신이 조금씩 생겼다.

어차피! 결국은 해피엔딩!


나의 내면의 치유 이야기가 뭐그리 궁금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나의 집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한결같이 인생이 4회차냐.. 라고 물을 정도이다.

산전수전 공중전 까지 겪어서 더 겪을 일도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 고비 고비마다 사람들이, 그리고 내 삶이 나에게 물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답도 여기에 있었다! 멀지 않았다. 나의 삶속에.. 나는 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살아있으니, 산다고! 살아있어서 사는 것이다.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살아있으니 사는 인생이라도, 한번 사는 인생 화끈하게 살아보고 싶었다.

가장 저 하층민으로 시작한 삶, 정말 인생에 모든 오물을 뒤집어 쓴 그 인생이, 단 한 사람에게 빛이 되고, 길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누군가가 정한 나의 삶의 뜻이라면, 나는 그렇게 단 한사람을 위해서 촛불처럼 나를 태워, 그 사람을 비추고 싶다.


#홍나라 글방 #나눔


홍나라 글방에서 첫 미팅을 하며, 행복의 기준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물음은 내가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도 알려줄 것이 확실했다. 나의 행복의 기준은, 돈도, 명예도,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하루 끝, 전화할 누군가가 있고, 그 누군가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슬플 땐, 같이 울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일상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내가 아프고, 병원에 있을 때, 그 병원에 있는 사람들의 소원은 이거였다.  가장 비참해진 그 순간에 가장 바라는 것들은 가장 소박할 수 있는 것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숨을 쉬는 것 같이 있는 것“

같이 있는 시간이 모두가 길거라고, 평생일 거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별의 순간은 아주 찰나이고, 그 찰나의 시간을 지금 질문해보길 바란다.


그 때, 나의 머릿속을 스치는 일들은 어떤 것인지, 누가 기억나는지? 그 일들이 지금 당신 눈 앞에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것이다.  일상의 행복이 가장 축복이다. 늘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어려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해보길 바란다.


표현하지 못하면 모르고, 그 사람이 언제까지 내 곁에 있을지  내가 언제까지 그 사람 곁에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늘 생각날 때 표현하고, 뜨겁게 사랑하라" 나도 잘 못하는 것이지만, 정말 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오늘은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써내려갔다. 정말 있는 그대로! 그래서 맞춤법 검사, 문맥 검사 이런 것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고민하고, 어떤 고민을 하며 쓴 글인지 이 글로 있는 그대로 느껴주길 바라며..  몇번을 지웠다가 썼는지, 어떤 고뇌를 했는지.. 지금은 자신이 있지도 없지도 않다. 늘 잘해야 하고 완벽해야 하는 나이지만, 그저 같이 손 잡고 가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끝까지 같이 완주하고, 그 완주의 기쁨을 누리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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