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는 글

by 강이현

오늘 쓰는 글은 누군가가 읽기를 원해서 쓰는 글이라기 보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글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교통사고 같던 일이었다. 후유증이 가끔씩 찾아와 토해내고 싶은 맘으로 남겨본다.


2022년때 즈음 역삼에 위치한 한 갤러리에 약 1년간 일을 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대표와 시스템 또한 없었던 회사는 사회초년생을 다루기에 딱 좋은 회사였다.

순수했던 사회초년생이었던 나는 그 곳에서 어떻게 1년가량을 일했다. 아니 휩쓸리며 버텼다.


그리고 그 곳에서 건물을 관리하던 경비아저씨와 친하게 지냈다.

그분은 분리수거를 하러 나오면 항상 도와주시고, 우리 회사의 불미스러운 일을 공감해주었다.

그 경비아저씨는 내게 리마인드 웨딩촬영을 했다며 사진을 보여주시곤 하였다.

그리고 나와 같은 딸이 있다며, 그리고 그 딸과 너무 닮았다며 나를 챙겨주셨다.

아침마다 과일을 챙겨주었다.

정상적인 가정의 한 가장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퇴근 후 함께 저녁을 먹을 정도로, 그리고 나를 딸이라고 부를 만큼 친해졌다.

그러면서 그 경비 아저씨의 가정사를 알게 되었다.

어렵사리 내게 말했다.

이혼을 하고, 자식들과 멀어져 살고 있는 상황이며

내게 보여준 웨딩 사진은 재혼 사진이라고.


나는 아빠에 대한 결핍이 있던 아이다. 아빠의 애정과 격려가 고픈 아이였다.

순수한 마음에 그 아저씨에게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도 아빠처럼 챙겨주는 아저씨의 마음이

당시에 감사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나의 그 마음을 교묘하게 악용했다.


cctv가 없는 곳에서 나를 껴안고, 내 볼에 입맞춤을 하고

우리딸 너무 예쁘다며, 내 손을 잡고, 우리 딸 항상 화이팅이라며, 우리딸을 위해 내가 항상 기도한다며

내게 말했다. 나는 그 당시에 왜 그게 잘못된것이라 생각을 못했는지 정말 지금 생각하면 역겹고 화가난다.

잘못된 상황인지 모르고,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거절하면 아저씨가 속상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가 아기들을 예뻐하듯이 이 아저씨(거의 할아버지)도 나를 손주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착각했다. 그렇게 그 아저씨가 퇴사를 할때 까지 그 상황이 지속되었다.


경비아저씨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짤렸다.

내가 우리딸 보는 일로 회사를 계속 다녔는데, 슬프다고 했다.

퇴사를 한 이후엔 내가 아침에 출근하는 역으로 와서 나를 끌어안곤 했다.

화이팅이라며 나를 보러 사당역까지 왔다.

도대체 난 그 상황이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었는지 왜 당시에 몰랐던 걸까.


결론을 말하자면, 그 경비아저씨는 신천지였고, 나를 포교하려 하였다.

경비의 성추행이 잘못된지 그 상황에선 몰랐어도, 사이비는 잘못된것이란걸 알았기 때문에

포교에 대해선 항상 경계하고 있었고 나는 절대 안믿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경비의 퇴사와 함께 멀어지면서 나는 경비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났다.

그때 즈음 잘못된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경비의 연락을 모두 받지 않고 나의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경비의 연락을 모두 받지 않고 있던 때,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다.

무서운 나머지, 누구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아버지' 라는 답장이 왔다.

경비라는 생각에 나는 잠을 설쳤다.

그래서 아침에 경비에게 연락을 해서 어제 연락하셨죠?,

'연락을 했던 안했던, 저에게 이제 연락하지 마세요' 라고 했다.

그 이후로 그 사람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 연락은 내가 연락을 끊고 지냈던 친아빠의 연락이었다.

아빠는 내가 아빠의 사랑이 고파서, 이런 일까지 당했다는 걸 당연히 모르겠지.


제일 내게 친절한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다.

누구도 내 몸을 건드려선 안되며,

내가 기분이 나쁜건 나쁜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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