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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Oct 22. 2023

가을 단풍

깊은 가을, 용대리에서 백담사를 향해 걷다 보면

설악의 단풍은 높고 낮은 봉우리에서 붉은 빛으로  타 오르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 오다,

맑게 흐르는 용대천의 세찬 물결이 휘돌아 가는 지점에 이르러 노랑 연두 오렌지등의 고운색을 내뿜기도 하고,

계곡사이로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구불구불 산길에 나그네 즈려 밟고 가시라고 꽃보다 더 아름답게 낙엽으로 색칠을 한다.


오죽 했으면 어떤 시인은 단풍에 젖은 옷을 쥐어짜자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진다 구라를 다 쳤을까?


바햐흐로 한국의 단풍이 3차원의 입체적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를 절정으로 이끈다면,


끝없이 펼쳐진 광대한 평야, 온타리오의 붉디 붉은 가을 단풍은,

깊은 숲사이로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을 마치 병풍처럼 양쪽으로 둘러싸고 간단없이 한결같이 2차원 평면의 아름다운 자태를 숨겨를 틈도 없이 줄기차게 보여준다.


그리하여 차도, 사람도 고속도로도 심지어 하늘의 구름도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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