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한 바퀴 MTB를 타고난 후 자전거를 차에 묶어 매고 있는데 한 백인 할아버지(그래봐야 나보다 한 서너 살이나 많을까?) 한 분이 지나다 느닷없이 내 앞에 차를 세우더니 말을 건다. (내 경험상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느닷없는 경우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슈팅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에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2-3주 전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총격사건(9명이 다치고 1명이 죽은, 전국적으로 방송을 탔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연락처”가 적힌 팻말이 몇 군데 꽂혀 있다. 총기 사고는 소위 Bad Guy의 문제일 뿐이라는 듯…) 얘기를 끄집어냈다.
그러나 그는 내 영어를 제대로 못 알아 들었는지(이런 일은 종종 있으니 놀랍지도 실망스럽지도 않다) 계속 자기 말을 이어간다. 바로 거기가 대통령 선거 유세가 벌어지는 현장이라고.... 누구 유세장? 내 질문에 "트럼프"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서 트럼프가 죽었어? 하는 질문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대신 그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나는 트럼프를 지지해" "왜냐면 그는 미국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거든." 이런 유의 단순화, Frame은 지겹다. 미국이 얼마나 다양한데 그리고 무엇이 미국을 위하는 일인가 답이 그렇게 간단할까?
그는 나에게 묻는가, 너 어디서 왔니? 이럴 경우 나는 “그러는 너는 어디서 왔니” 하고 되물어야 하는데 잠시 참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러면 너는 한국에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니? 하고 묻는다. I go! 물론이지! 근데 난 미국 시민이야. 너 알아주면 좋겠어.... 아 그래! 그럼 그리고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미군이랑 군사 훈련도 같이 했어..... 말이 되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나는 그에게 무언가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 그래? 그럼! 근데 왜 물어봐?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시리아에서 왔거든 근데 그 사람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질 못한데. 잘못하면 체포되어 어떻게 될 줄 모르거든…. 이슬람은 나쁜 종교야. 네 종교는 무엇인지 몰라도…
아하! 이 영감탱이의 주제가 파악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의 주제가 이를 뒷받침한다. “나는 코비드 사태에 어떤 배후가 있는지 다 알아. 그건 아시아에서 꾸며진 커다란 비밀에 의한 것이지.....” “…….”
다음 주제도 뻔한 것이었다. "기후변화 말인데…그 건 커다란 지구의 사이클에 의한 현상이지"....역시 정형화된 그러나 매우 견고한 주장이다.
"물론 그렇긴 해도 지구의 사이클이란 건 주기가 길고 매우 점진적이라 인간이 수십, 수백 년 만에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워.. 지금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온실가스 문제거든. 내가 이래 봬도 엔지니어라서 과학의 원리를 다소 이해하고 있어. 네가 지금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우리가 이해하는 과학적 원리에 의해서 설계되고 만들어진 거거든…. 가령 이산화 탄소나 메탄 가스등은 온실효과가 큰 기체들이야." 내 목소리에 열기가 느껴진다.
“프레온 가스도….” 그 가 아는 체를 한다. 프레온 가스는 오존층도 파괴하지. “……………..”
잠깐의 침묵 후, 나는 트럼프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어!” 그의 이 말에 나는 신경이 곤두선다. 그의 마음은 총격을 당한 트럼프와 함께 있는 것이었다.
…………………..
근데 나 4년 전에 UFO를 봤다. 느닷없이 그는 주제를 바꾼다. 아 그래? 어떻게 생겼든…...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며 우리는 한 참이나 더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아직도 헬멧을 쓴 채 그는 아직도 운전대를 잡은 채…..
어쨌든 미국은 격랑에 휩싸이고 있는 것 같다. 바이든 할아버지도 그렇고…. 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