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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호 Sep 08. 2024

해방 원년

65살 즈음에

<해방의 나이, 예순다섯>


긴 세월 얽매였던 사슬을 끊고  

경쟁과 생존의 굴레를 벗어나

이제는 아무것이나 해도 좋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만 나갈 필요도 없고

제자리에 머무를 필요도 없이  

게으른 마음으로

느릿느릿 남은 길 간다.


높은 봉우리 올려다 보이는  

깊은 계곡 어디나

깊은 숲 속의 평온함

안개 낀 강변의 정적

거친 바다와 불타는 황무지

어쩌다 가슴이 멈추는 곳에

정처 없는 순례자 쉼터를 잡고


늦은 아침, 지루한 일상 속  

뒤뜰엔 오골계 몇 마리

양지 속에 졸고 있는 푸들 강아지


나의 자유로운 그림자는 어느덧

저녁노을에 길게 드리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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