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성공이란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 추구하는 인생의 방향이 있다. 또 저마다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 늘 성공은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여유를 지닌 삶'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늘 내가 만나기 싫은 사람 또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여유'가 포함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뷰가 좋은 고급빌라를 구입하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될 수도 있으며 어떤 이에게는 자식이 잘 되는 것 또는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되거나 대통령이 되어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성공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근무시간이었다. 최소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물론, 작가들은 보통 10시에 출근을 하긴 하지만..) 직장에 붙어있는 것은 내게 큰 인내심을 요구했다. (굳이 한가롭게 할 일이 없는 시간에조차 회사 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내 시간을 돈과 맞바꾸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다고 평소 엄청나게 시간을 잘 활용하거나 부지런한 사람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회사에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 평소라면 마주치지 않을 온갖 인간 군상들이 다 모여있었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수밖에.
물론 수많은 정신의학과 박사님들이 이야기하듯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사회생활'과 '일'을 통하여 성취감을 느끼고 보상과 만족감을 얻는다. 하지만 그 '사회성'을 굳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 상사와 관계 맺으며 할 필요가 있을까. 또 가짜노동을 하며 완성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정작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회의하는데 허비하는 시간과 불필요한 컨펌, 컨펌, 컨펌... 어떤 보상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최대한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듯 생계유지를 위해 또는 자식 교육을 위해 싫어하는 일을 하며 쳇바퀴 같은 일상의 굴레를 계속해서 살아야 한다. (물론 자신의 일이 적성에 잘 맞고 또 인정까지 받아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일하며 사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또 막상 회사에서 뛰쳐나와도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으며 하물며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것은 더더욱 아닐 테니. 어쩌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머릿속으로는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을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막상 그만두지 못한 채 오늘도 회사로 발걸음을 돌리는 있을지 모른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남편의 지지 덕분에 -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싫어할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이므로) 그래도 결혼한 후로는 일을 여유 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직은 나의 이름, 브랜드로만 돈을 벌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여유가 있어서 감사했다. 싫은 일들은 과감하게 쳐내면서. 할 말은 하면서. 쉬고 싶을 때는 쉬면서. 비록 이 소중한 '자유'의 시간을 잘 관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귀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평생 지금처럼만 살아갈 수 있다면 스스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흐뭇해할 수 있을 텐데.
어떤 이는 내게 꿈이 너무 소박한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멀리하면서 최대한 부딪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큼 스트레스 덜 받는 일은 없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시간과 돈을 쓸 수 있는 것 또한 너무나 큰 행복이기에.
오래전 한 인터뷰 영상에서 김영하 작가님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현재 내가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다면 그건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라기보다는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만약 내가 유명하고 힘 있는 인물이라면 상대방은 굳이 내게 거슬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섭외하고~ 모셔가려고~ 아부를 떨면 떨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과 보기 싫은 사람과 하기 싫은 일을 보지 않고 하지 않을 여유를 갖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건강한 육체를 지니면서 그렇게 여유롭게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 '아~ 그래. 난 참.. 성공한 인생이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신의 기준에 성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계속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여러분들에게 "성공한 인생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