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없는 아들이었다.
“아빠! 귀마개 없지?”
나 : 어? 없지... 아빠는 귀마개 없어도 괜찮아.
나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은 말한다.
“아빠~ 내가 돈 모아서 꼭 아빠 멋진 귀마개 사줄게~ 잊지 않고 꼭 사줄게... ”
귀마개가 갖고 싶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스포츠카를 사준다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 갑자기 눈물이 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요즘 아들을 잘 챙기지 못한 미안함 때문일까? 내가 하고 있는 MC라는 일은 몇 살까지 할 수 있을까?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대출이자는 언제까지 오를까? 아들이 대학 갈 때 나의 나이는 몇 살일까? 아들이 결혼할 때 나는 몇 살일까? 만약 35살 되어서 결혼한다면? 만약 나처럼 45살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내가 결혼식에 함께 할 수 있을까?
요즘 들어 머릿속이 복잡했다. 고민하고 걱정하는 나를 아는 것처럼 51개월 된 나의 아들은 나에게 애교를 부린다. 그리고 나를 안아준다.
그때 몇 해 전 돌아가신 나의 아빠가 생각났다. 지금의 나보다 훨씬 힘드셨을 텐데 한 번도 힘든 기색을 하신 적 없었다. 화 한번 내시지 않고 항상 내게 웃으셨다.
철없는 불효자는 평생 내 곁에 있을 줄 알았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는데....
나의 아들처럼 살갑게 안기며 아빠 귀마개 내가 사줄게 하며 꼭 안아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보고 싶다. 나의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