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올 때 #21
'다스한' 마음
다습다: 알맞게 따뜻하다
며칠째 비가 왔다. 가뭄으로 산불이 여기저기서 났다는 뉴스가 흘러나올 때는 단비는 오지 않았다. 가라앉은 마음에 활력을 주고 싶어 아파트 창문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햇살이 보고 싶네. 다스한 따스한 햇살'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마음의 위안과 따스함을 채웠었는데, 그동안 그러질 못했다. 온실 속 화초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최대의 위기이자 고비 위에 서있다. 그동안 많은 시련이 있어도 마음속의 따스함으로 가득 차 있어 외부의 충격에 별 타격이 없었다.
실제 그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순간에는 타격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의 상황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그저
창문 밖의 폭풍우였다.
글을 쓰는 연이는 소설을 쓰면 스펙터클을 참 많이 가미해서 썼다. 글 속의 주인공에게 시련과 고통을 주고 이겨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극복과정을 리얼하게 그리며 성숙한 주인공의 내면을 연이는 지켜보며 글로 옮겼다. 글 속의 주인공들에게 지금은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든다. 허구의 세계이지만, 글 속의 주인공이 느꼈을 암담한 허구 속의 현실에 얼마나 자주 주저앉고 싶었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을 주기도 하고 절대 이겨내지 못할 정도의 많은 시간을 힘들어하며 늙게도 했다.
지금의 현실 속의 연이는 글 속의 주인공처럼 생사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 존재의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아파트 창문 안에서 바라본 그것들의 이해가 아니라 본연의 감정들을 그대로.
햇살이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스한 따스한 마음의 충전이 필요한 것이었다.
마음의 충전소가 지금 필요하다.
절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