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너는 먹는건지 아닌지 그것도 구별을 못하냐? 그 정도는 우리 집 강아지도 알겠다.”
여자 아이의 고성에 무슨 일인가싶어 참견을 해봅니다.
“무얼 먹었는데?”
“바닷물이요.”
남자 아이는 기가 죽어있고 여자 아이는 부연 설명을 합니다.
"얘가요. 그 불량식품을 먹고 배가 아팠었대요."
바닷물이 불량식품이라는 말에 빵 터지고 맙니다.
“그걸 왜 먹어?”
“얼마나 짠지 알아보려고요.”
남자 아이들 중에는 종종 호기심을 몸으로 확인해야 터득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불이 뜨거워서 위험하다고 알려줘도 얼마나 뜨거운지 화상을 입어봐야 위험에 대해 배웁니다. 복도에 설치된 화재 경보기를 누르지 말라고 해도 꼭 눌러보는 아이, 맛보지 말라는 과학 실험실의 소금이나 설탕도 어느새 몰래 집어먹고 있는 아이, 만지지 말라는 작품에 손을 쓱 대보는 아이 역시 대부분 남자입니다.
몸으로 체득한 경험은 아마 평생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호기심 많은 친구들이 경험으로 남겨놓은 유산이 있기에 인류는 더 발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무거나 먹어보는 행동만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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