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요
"선생님, 쟤는 그림을 참 잘 그리는데 저는 왜 못 그릴까요?"
"너도 잘 그려. 조금만 연습하면 더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는 갸우뚱합니다.
"전 일주일 동안 나무만 연습했다고요. 그런데 나무가 이상하잖아요. 쟤 나무가 더 멋있어요. 전 왜 안 될까요?"
제가 봐도 너무 큰 차이가 느껴집니다. 아이들도 보는 눈은 있으니 어느 순간 자신의 재능 없음을 인정해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더 노력할 목표의 기대치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아니야. 너의 나무는 멋은 덜 할지 몰라도 살아있는 것처럼 보여. 정말 금방이라도 잎사귀들이 춤을 출 것 같지 않니?"
아이는 의심스러운 듯 자기 그림을 내려다봅니다. 그리고 다시 연습할 힘을 얻습니다. 자아존중감이란 아무래도 긍정적 착각을 가지게끔 도와주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기적은 시작되니까요.
발달심리학자 마틴 코빙턴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5학년 사이에 아이들의 열등감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고, 그전에 에릭슨이라는 심리학자는 6살이 넘으면 열등감과 성취감을 배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인지발달과 자아발달의 과정에서 그 차이가 생기는데 자아존중감이란 어쩌면 열등감의 극복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입니다.
얘들아, 못 그려도 괜찮아. 어제보다 잘 그렸잖아. 내일은 더 잘 그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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