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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May 20. 2024

Q. 혼자서는 되는데 노래를 틀면 연주가 안 돼요.

Chapter 05. 자유로운 연주

1. 메인 리듬 지속하기


혼자서 연주(연습)가 되신다면 적어도 악보를 보고 따라칠 수 있는 실력이시네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드럼도 일정 수준의 실력이 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 갈 시기가 찾아옵니다. 보통 이럴 때 답답한 마음이 들 거에요. 어떻게 실력을 올릴지, 어떤 연습을 해야 할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의뭉스러운 상태에서 머물러 있을 거예요. 대표적으로 노래에 드럼을 연결하는 게 잘 안 될 겁니다.


노래에 맞추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연습과 감상의 연습, 이 두 가지가 같이 가면 좋아요. 먼저 물리적인 연습을 알아볼게요.


물리적인 연습은 여러분이 지금 하는 연습입니다. 박자와 음표를 파악하고 드럼 악보 보는 방법을 터득한 뒤, 리듬과 필인을 구분하여 연습하는 것. 충분히 이 교재에도 그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물리적인 연습은 눈으로 보고 따라 쳐보는 데에 그치지 않습 니다. 여타 악기도 그렇지만 드럼은 전신을 이용하는 꽤 복잡한 악기에 속해요. 전신을 이용한다는 건 단순히 이론을 알고 악보를 보며 따라치는 게 아니라 자기 몸을 이해하는 일종의 수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혼자 처음 타던 날, 운전을 처음 하던 날, 스마트폰을 처음 쓰던 날을 기억해보세요.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눈과 머리로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도록 움직이는 과정이었잖아요?


자신이 친 드럼이 노래와 맞지 않는다면, 악보를 보지 않고 기본 리듬만 쳐 보세요. 기본 리듬은 우리가 앞에서 배웠듯 메인 리듬이에요. 하다못해 가장 단순한 8비트 [쿵치따치]만이라도 노래 위에 얹어 보세요. 악보를 보지 않고 리듬을 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이에요. 1) 악보를 보면서 치지 않았고 2) 노래에 맞춰 리듬을 연주했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최대한 맞춰 보려 해보세요. 메인 리듬을 유지하는 연습 (많은 분들이 이 과정을 건너뛰실 거예요)을 건너뛰고 다양한 필인을 연습하고 싶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직하게 실력을 올리는 방법이랍니다. 노래를 들으며 리듬만을 연주하면서 필인의 구간을 느끼고, 실제 필인이 이 템포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는 지 들어보세요. 필인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필인 잘 안 되 시죠? 필인은 메인 리듬을 내가 어떻게 끌고 가는지,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는지에 달려 있어요. (리듬도 그렇지만) 필인은 음표와 쉼표가 난무해요. 특히 쉼표라는 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답니다. 그 공간(변박)은 필인 자체보다는 리듬(정박;기준박)을 통해서 알 수 있어요. 노래에 맞춰 드럼 연주가 안 된다면 이 방법을 먼저 이용해보세요. 기본 리듬으로 노래에 맞춰 호흡을 끌고 가볼 것.


2. 부분카피

두 번째는 감상 연습입니다.

감상을 연습이라고 하다니 어불성설이다,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러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함께 수업하는 한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남자친구를 만난 이야기, 연애하는 이야기, 헤어진 이야기까지 그 과정을 (난 알고 싶지 않다) 열심히 이야 기한 적이 있어요. 그 시기마다 이 친구가 선곡하는 노래들이 달랐어요. 심지어 연습 하는 과정도, 수업을 듣는 자세도 달랐답니다. 그 친구는 단순히 노래를 선곡하고 음악을 들으며 드럼을 친 게 아니었습니다. 만남, 연애, 헤어짐을 떠 올리며 연습하고 연주했던 것입니다.


부모님 연배 되는 분이 드럼을 배우러 오셨어요. 기본 수업 이후에 “어떤 곡을 연주 해보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한 분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한 분은 돌아가신 아버지 를 떠올리게 되는 노래를 선곡하셨습니다.


소심한 어떤 직장인분은 첫 수업 때부터 락(rock)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트러블 때문에, 답답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무언가 터뜨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곡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야기하길, 자신이 직접 락 페스티벌(큰 무대)에서 연주하는게 아니어도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드럼을 치는 상상을 하면서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과 기억이 연습에도 영향을 끼친답니다. Isn’t she lovely라는 노 래를 듣고 떠올려지는 이미지들이 있다고 해볼게요. 자신의 경험, 기억이 떠오를 겁니 다.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을수록 더욱 그렇죠. 그렇게 이미지를 떠올리고 감상하면, 실 제 노래를 감상하는 ‘연습’이 가능해져요. 1절에서 후렴으로 넘어가는 구간 혹은 후렴 에서 간주로 넘어가는 구간, 그도 아니면 전주나 후주에서 강렬한 이미지가 떠오를 때가 있을 거예요. 그때를 잘 체크 해 보세요. 이미지만 떠올려졌지만, 비로소 노래에 있는 요소가 들릴 거예요. 크래쉬 심벌, 특이한 필인, 아주 얇게 열은 하이헷 소리, 고스트 노트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노래를 감상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요. 노 래 전체를 카피하거나 연주하지 않아도 돼요. 마음에 들어온 그 구간만 카피하거나 연습하셔도 좋습니다.


어떤 이미지가 떠올려지는 노래, 갑자기 좋다고 생각되는 노래, 다 좋습니다. 오히려 그런 노래를 선곡해서 연습하는 게 좋아요. 애정을 갖고 연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멋져 보이고 싶은 노래도 좋고요. 무대에 올라갈 자신을 떠올려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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