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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하루로맨스 Aug 07. 2015

복숭아에 대한 기억

#1. 아빠를 추억하다

#

 이맘 때,

복숭아가 한창인 계절이 돌아오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아버지.


#

할아버지는 6남매의 맏이였던 아빠를

무척 예뻐하셨다.

고모랑 삼촌들 몰래

아빠를 시내에 데리고 나가,

LP판을 한 개씩 사주셨다고 한다.

(아빠는 음악을 좋아하셨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옛날 팝송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 아빠의 LP로 들었던 곡들이다.

지금도   )  

그리고 이맘때가 되면

할아버지는 아빠의 손에

크고 먹음직스러운 복숭아 한 개를

꼭 들려 주셨다고 한다.



#

내가 태어나던 해...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아빠는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아마도 그것은

아빠에게 두고두고 한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 부턴가

아빠에 전에 없던 복숭아 알러지가 생겼다.

 

#

  

  ..

 

아빠는, 당신의 아버지가 그랬

  복숭아를 사주셨다

(크고 실한 것으로 골라서-

서른을 훌쩍 넘기고도 여름이면 어김없었다) 

당신이 드시지 못하는 과일이었지만

내가 먹는 모습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던

아빠의 얼굴을 기억한다.


#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왔고

이제 난

더 이상 '아빠가 사주는' 복숭아를

먹을 수 없게 됐다.


#

집에 오는 길에 사온 복숭아를

한 입 베어물었다.

울컥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목에 걸린다.


  아빠의 알러지처럼.





사적인 선곡 #1>

GREENFIELDS/Brothers Four

   LP    1   

아빠가   Best3 안에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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