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폭염일때 압박 출장(5일간 3개국)
5일간 3개 도시를 찍는 출장을 마치고 영국에 돌아왔다. 프라하, 비엔나, 암스테르담.
1. 프라하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다. 힙하고, 자유롭고, 아름답다. 한국인들이 사랑할 만하다. 나도 예전에 영국 에딘버러에 정착하기 전에는 포르투갈 리스본과 함께 유력하게 정착을 검토했던 도시이다. 우연히 들어간 스토어에서는 한국의 페이스 마스크를 판매중이어서 반갑기도 했다.
우리 입맛에 맞는 먹을 만한 곳을 찾는다면 Pork's라는 레스토랑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유럽식 '족발'파는 가게다.1호점이 장사가 너무 잘되서 예약이 안될 정도이다. 2호점을 열었는데 아직 홍보가 덜되어 있어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https://maps.app.goo.gl/GMhaU42XfKVWR9Vm8
이번 프라하 방문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카프카와 아인슈타인이 단골이었다는 카페 루브르(Café Louvre)를 방문해서 커피를 마셨던 것이다. 유럽 문화에서 특징 중의 하나는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영감의 발상지로서 카페을 많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2. 비엔나
모짜르트, 쇼팽 등 클래식의 세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들이 대거 배출된 예술의 도시이다.
최근 구스타프 클림트의 '죽음과 삶'이라는 그림을 놓고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 이 화가 역시 비엔나 출신이다. 길거리에 기념품 가게를 지나칠 때면 클림트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자주 눈에 띄는 것은 '키스'라는 작품이다. 즐겁게 휴가를 보내러 온 사람들에게 '죽음과 삶'이라는 작품이 눈에 자주 띄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나에게 '집착'이라면 집착일 수 있는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예쁜 가방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한다는 것이다.(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남성용 백팩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비엔나의 길거리에서도 어떤 신사가 들고가는 가죽 백팩 하나가 눈에 띄었다. 대응이 늦어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두지 못하고 뒷면만 찍은게 못내 아쉽다.
비엔나에서 무조건 가봐야 하는 곳은 스데반 성당(St. Stephen's Cathedral)이다. 성당의 전반적 모습도 웅장하고 압도적이지만 개인적으로 늘 감탄하는 것은 지붕의 문양이다. 명품 브랜드의 문양같다. 이 성당 근처가 비엔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모여있다. 시간이 없다면 이 지역만 가봐도 된다.
비엔나 역시 유럽에서 카페 문화로는 두번째라하면 서러울 곳이다. 1876년에 만들어져서 프로이트, 트로츠키 등 당대 지성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곤 했던 카페가 있는데 바로 카페 센트럴(Café Central)이다. 우아할 뿐만 아니라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있다.
비엔나에서 배가 고플때 가면 후회하지 않을 곳이 있는데, 'Ribs of Vienna'라는 레스토랑이다.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아서 그런지 레스토랑이 들어가는 순간 한국인들이나 중국인들이 가득하다.
3. 암스테르담
유럽의 대표적 허브 도시 답게 중앙역(Centraal station)을 나오자마자 보는 것은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프라하나 비엔나와는 또 그 결이 다르다. 매춘과 대마를 합법화할 수 있는 베짱이 있을 정도여서 그런지 유럽 다른 지역에서 느끼는 자유보다 더 큰 자유를 느끼기에 어렵지 않다.
이번 출장 중에 계속 느끼한 것만 먹어서 아쉬움이 있던 차에 백종원의 홍콩반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짬뽕을 시켜서 먹었는데, 그냥 안먹을 걸 그랬다.(맛이 없어서 홍보될까봐 사진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유럽의 도시들을 다니다보면 각 도시들이 저마다의 브랜드들과 디자인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정체성과 독특함을 보며 느끼는 일은 영감의 원천이다.
옷을 만들어 파는 브랜드인데 왜 이름을 'Nude Project'라 지었을까. 또 패션 브랜드인데 'Daily paper'라고 명명했을까. 종이로 옷을 만드는 건 아니겠지?
하필이면 폭염이 왔을 때 5일간 3개국의 도시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잡혀서 예상보다 힘들었다. 그나마 업무 중간 짬짬이 있는 각 도시에 대한 '향유'가 큰 힐링이었다.
#프라하 #비엔나 #암스테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