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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별 LABYUL Jun 28. 2021

대학생이 느낀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

대학에 왜 가야하는가?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을 받았다면, 꼭 대학에 가야한다고 어렸을때 부터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대학에 왜 가야하는지 설명하는 사람은 많고, 이유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초중고 12년동안 왜 대학에 가야하는지 내 마음을 온전히 채워줄 정도의 명쾌한 설명을 들어보진 못한 것 같다.


따라서 본 글에선, 고등학생때의 생각과 대학생이 된 후 절실하게 느낀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고등학생의 나, 유급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고등학생때 내가 대학에 온 이유, 정확히 말하면 대학에 떨어질까봐 불안해하고 목숨걸었던 이유는 '유급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당연하게도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생이 되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생이 되었다. 내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가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 무엇갈 찾아서 선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진급이니깐.

그런데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려고 하니, 이제와서 '너 떨어질지도 모른다.'라는 압박이 찾아왔다.


그래서 이 유급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학에 가고자 했던 것 같다.



2. 대학생이 된 후 생각해본 대학을 가야하는 이유


그러나, 대학생이 된 지금으로서 생각한 대학에 가야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험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은 매우 적다. 매일 똑같은 반에서, 똑같은 수업을 듣고,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을 만난다. 대부분은 아직 부모님 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어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고 먹고싶은 밥 한끼 마음대로 사먹을 수도 없다.



그런데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다 안다고 단정지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자신을 잘 안다는 확신은 자기의 길을 제한시킬수도 있다.



"나는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


"나는 무조건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


"나는 대학이고 뭐고 일단 취업을 해서 돈을 벌고싶은 사람"




이런 식으로 자신을 잘 안다는 확신 하에 나를 제한시키다 보면,

결국 좁은 경험 속에서 진정으로 자신을 발견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예를들어 '공부도 싫고 대학을 왜 가야하는지 모르겠으니 바로 취업을 하겠다.'라는 결정을 내린다면, 

대학에 갔었더라면 발견할 수 있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을 영원히 만나지 못한채 일만 하다가 지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자아정체감은 청소년기에 어느정도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닥 자유롭지 않은 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학생의 입장에서 이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대학에 오게되면, 고등학교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자유가 눈 앞에 주어진다. 

일단 시간표부터 누가 정해주지 않는다. 금요일에 수업을 듣기 싫으면 금요일 수업을 다 빼버리면 된다. 


실제 내 1학년 1학기 시간표다. 금요일에 쉬고싶었다.


심지어 수업에 안와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기숙사나 자취를 한다면)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가도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고등학교 동아리하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 많은 동아리들을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으며, 대학에선 무슨 캠프를 오라고, 어디 활동에 참여하라고 끝없이 공지가 올라온다. 


또한 늘 같은 동네에서 오던 친구들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게다가 매 수업마다 만나는 사람이 다르다. 대학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진짜 특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널렸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정말 순수하게 친구가 되기 위해 교류할 수 있는 마지막 장소가 대학이지 않을까 싶다. 뭐만 하면 맨날 친해지자, 친해져야 한다 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대학이다.


시험방식도 다르다. 수능처럼 하나로 딱 찍는것이 아닌, 대부분의 문제가 내 생각을 겸해서 쓸 수 있는 서술형문제로 나온다.  


또한 내 생각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열린 과제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내 흥미나 적성을 찾기도 하고, 성격이 크게 바뀌기도 한다. 


드라마틱하게 자신이 변화하지 않더라도, 그저 대학에서 주어지는 수업과 과제를 충실히 듣고, 친구들과 열심히 놀기만 해도 고등학교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인생의 목표를 만든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은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활용해서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그것이 내 전공과 맞는지 끝없이 검증하는 곳이다. 만약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면 대학을 바꾸거나 전공을 바꾸면 된다. 무책임해 보이지만 명확한 목적만 있다면 생각보다 크게 어렵진 않다. 나 또한 그러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면,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한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지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3. 대학에 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대학을 나와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물론 누군가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직을 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그것이 더 합리적일수도 있다. 다만, 그 합리성의 기준을 '직업으로서의 성공' 혹은 '경제적 성공'으로만 둔다면 말이다. 


새로운 경험을 통한 성장의 측면에선, 우리나라 사회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손해다. (우리나라를 강조한 이유는, 우리나라 공교육은 우리에게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대학을 나와서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굳이 나오지 않아도 대학을 나온 것과 별 다를 것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곧 대학을 나와서도 언제든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 직업을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겪고 성장하는 경험은, 대학을 나오고 나서  직업을 시작해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경험을 통한 성장은 대학에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자유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경험들은 물론이고, 그 분야의 최정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교수님들에게 학문을 배워볼 기회조차 없다. 


어쩌면 대학생활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경험한 것들로 인해, 그 직업을 함으로써 또 다른 아이디어나 방향성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기회를 전부 포기하게 된다.


같은 분야라면, 대학에서 4년 배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길 마련이다. 


바로 취업을 하기 보단, 4년동안 충분히 배우고 고민하고 생각해서 준비된 상태로 사회에 나가는 것이 조금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는 대학에 오지 않았더라면 있을 수 없는 사람이다. 고등학교때와 지금은 경험의 크기, 사람을 대하는 방식, 성격, 좋아하는 것이 모두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대학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경험이 있지만, 대학에서의 경험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대학에 꼭 진학해보길 바란다. 


또한 이미 대학에 왔다면,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꼭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길 추천한다.


대학에선 우리에게 생각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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