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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Jul 17. 2024

‘콜 포비아(Call phobia)’

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전화는 상대방과 대화 메시지를 전자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다. 1876년 미국의 그레이엄 벨(Bell)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다. 이후 다양한 기술과 접목돼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진보에 일등 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전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ㆍ문화ㆍ경제 전반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언제 어디서든 먼 거리에 있는 상대방의 숨소리까지 들으며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다. 인류의 발명품 가운데 시간과 공간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유용한 기계로 인정받는 이유일 것이다.




▲전화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나고 있다. 




그 덕에 항상 곁에 지니고 다니는 휴대전화 하나로 영상 통화, 메시지 전달, 은행 업무, TVㆍ영화 시청, 건강 진단, 쇼핑 등 온갖 편의를 누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우리는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편의성과 휴대성이 새로운 불안장애를 유발하고 있다고 한다. 일명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가 바로 그 증상이다.




▲‘콜 포비아(Call Phobia)는 전화를 뜻하는 콜(Call)과 공포증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단순히 전화 걸기나 받기를 꺼리는 단계를 넘어 전화벨만 울려도 맥박이 빨라지거나 숨이 가빠지고,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




해서 그들에게 벨 소리는 공포의 대상이다. 통화보다는 문자나 모바일 메신저, 이메일로 소통하는 것을 고집하는 까닭이다.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대화와 배달 등이 가능하다 보니 음성 통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게다.




▲최근 세계적으로 MZ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연령대에 ‘콜 포비아’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얼마 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화 받기만 빼고 모든 걸 휴대전화로 하는 직장인들’이란 기사를 보도한 게 이를 방증한다.




국내에서도 ‘콜 포비아’를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 설문 조사에서 MZ세대 10명 중 3명 이상이 이 증상을 겪었다고 답한 게 그 예다. 한 유명 여가수는 방송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허나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콜 포비아’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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