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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시론-재일 제주인의 4·3피해 실태조사를

by 제주일보 Apr 04. 2022

문경수, 리쓰메이칸대학 명예교수/논설위원


브런치 글 이미지 1


통계상 확인할 수 있는 재일 한국인의 본적지(출신지)별 구성에서 제주인은 재일 한국인 전체(54만5000여 명)의 약 16%(8만6000여 명)로 같은 비율이 가장 큰 경상남도 출신자 27%(14만8000여 명)와 비교해 훨씬 작다(2012년 수치인데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 경남 인구(330여 만 명)로 치면 일본에 사는 경남 출신자의 비율은 5%도 채 안 된다. 이에 비교해 제주도 인구(약 67만 명)의 10%를 넘는 제주인들이 일본에 사는 셈이고, 그 비율은 다른 지역 출신자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다.



이 시론에서도 재차 강조했듯이, 역사적으로 보아도 제주도는 재일 제주인 사회와의 연관이 깊다. 식민지강점기의 1930년대에는 그 당시 제주도 인구의 4분의 1이 되는 5만 명의 제주인이 일본에 살았고, 제주와 제주인이 집거한 오사카는 ‘기미가요마루’라는 직행 객선을 매개로 제주인의 경계를 넘는 생활권을 이루고 있었다. 해방 후 4·3이 터지면서 적어도 1만 명을 넘는 제주인들이 난을 피해 일본, 특히 오사카에 도피했고, 1950년대에도 ‘밀항’의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그로 인해 오사카가 ‘4·3의 또 하나의 현장’이라 불려오기도 했다.



그런데 4·3중앙위원회가 2002년부터 현재까지 심의·결정한 4·3 희생자(1만4539명)의 유족(8만1160명) 가운데 일본에 거주하는 유족은 900여 명으로 전체 유족의 1.1%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재일 제주인의 비중으로 치면 턱없이 적은 셈이다. 이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진척시키면서 드디어 피해 보상까지 이룩하게 된 그동안의 4·3 문제 해결의 성과가 재일 제주인 사회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재일 제주인 사회에서는 피해신고나 보상은커녕 그 기초가 될 피해 실태조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4·3특별법이 제정된 후 그런 조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주4·3평화재단이 2014년에 오사카를 중심으로 희생자 유족 6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재일 제주인 4·3피해 조사’를 비롯해 제주4·3연구소 등이 수차례에 걸쳐 증언 조사를 시행한 바 있고, 일본에 있는 연구자들의 조사를 포함해 총 130명의 희생자 유족이 조사 기록이 축적돼 왔다.



하지만 이는 피해 신고가 확인된 900여 명에 비추어 볼 때 너무 적은 수치다. 게다가 위에 ‘재일 제주인 4·3피해 조사’에서도 언급돼 있듯이, 소위 ‘조총련 계열’ 동포들에 대한 피해 실태조사는 극히 일부의 증언 기록 이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도 누적 40만 명에 육박하고, 그런 ‘귀화자’ 중에도 4·3 희생자나 유족이 적지 않으리라고 추측된다. 희생자 보상이라는 4·3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현 상황에서 ‘조총련계’ 동포나 일본 국적자를 포함한 폭넓고 실속 있는 실태조사가 간절한 까닭이다.



다행하게도 지난 3월 개정 4·3특별법에 규정된 추가 진상조사 본 계획안이 국무총리의 결재를 거처 확정됐다고 한다. 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을 중심으로 6대 주요 주제에 대해 조사가 착수되는데 그중 하나로 ‘재일 제주인 피해 실태조사’도 선정됐다고 한다. 4·3 체험자의 고령화를 고려할 때 금번 추가 진상조사가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아쉬움이 없는 심도 깊은 조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겠다.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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