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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Mar 07. 2024

[시승기] 절제된 미학 준대형 세단, 볼보 S90 B5


“이 차는 어떤 사람을 위한 차일까?” 이번 볼보 S90 시승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중형 세단의 차체에 휠베이스를 길게 늘여 대형 세단 못지 않은 공간을 가졌고, 볼보에서 항상 사용하는 2.0리터의 가솔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더한 이 차. 어떤 사람이 타야 할까.




클래식엔 이유가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외관과 꽉 찬 실내

자동차에게 ‘비즈니스 세단’ 혹은 ‘패밀리 세단’과 같은 수식어를 붙였던 시절의 기준으로 S90은 ‘쇼퍼드리븐’에 가깝다. 두 다리를 꼬아도 넓게 남는 뒷좌석 레그룸은 누군가 운전을 대신하고 안락한 뒷좌석을 누릴 사람에게 적합해 보인다. 두 팔을 얹을 암레스트도 넉넉하고 조수석 뒤의 이른바 ‘VIP 시트’에서는 앞 좌석의 위치는, 물론 좌우 창문을 열거나 전동 블라인드를 작동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차를 살펴보면 다른 생각이 든다. S90은 ‘의전’이란 낡고 딱딱한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 토르, 그가 휘둘렀다는 망치 모양의 헤드라이트가 들어간 차. 세련된 패밀리룩을 반영한 볼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앰블럼. 간결하고 길게 이어진 루프라인과 단정하게 마무리한 숄더라인까지 어느곳에서도 상투적 표현의 ‘의전’과 어울리는 요소가 없다.





오히려 S90이 보여주는 느낌으로는 ‘패션 세단’이라 부르고 싶다. ‘안전’을 필두로 요즘 국내에서 각광받는 브랜드 볼보인데다 전장 5미터가 넘지만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외관. 그리고 그보다 더 간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모습이 절제된 미학을 보여준다.





운전석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밝은 컬러의 시트가 보인다. 대부분의 자동차 인테리어는 가죽과 플라스틱의 조합으로 이뤄지는데 고급일수록 가죽의 비중이 늘어난다. S90 역시 실내의 상당 부분을 가죽으로 둘렀다. 특히 몸에 직접 닿는 부분에는 더 부드럽고 좋은 가죽을 덮었다. 운전대 역시 가죽으로 마감하고 운전자의 손이 반드시 닿는 기어레버는 고급스러운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S90의 2열 공간은 어떨까. 두껍고 든든한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동급의 세단들을 압도하는 뒷좌석 레그룸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 오디오 역시 S90의 ‘압도적인’ 실내를 완성하는 요소다. 볼보는 2002년 카오디오에 돌비 서라운드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을 정도로 사운드에 진심인 브랜드다. 부드러운 시트와 넓은 공간에 오디오라는 킥까지 더해 간결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공간을 완성했다.




부드러운 엔진과 최고의 공간이 만날 때


S90 B5와 B6모델에는 2.0리터의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정차 시 공회전을 줄이고 가속 시 엔진에 힘을 보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엔진이다. 조금 더 설명하면 모터 단독으로 차를 움직이지는 않지만 약간의 연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개선을 하는 방식이다. 250마력(PS)의 S90 B5에 사륜구동과 엔진출력을 더한 모델이 B6다.





크리스탈 변속기를 D에 옮기고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이 스르륵 돌기 시작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해 아주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하다.





도로를 달리면 S90은 의외로 시원한 성능을 보여준다. 전기차나 고성능 대배기량 엔진과는 다른 시원함이다. 대형 엔진이 아닌 만큼 고속, 고회전 영역으로 들어가면 한계가 드러난다. 하지만 이 차는 그런 패턴에 맞추지 않았다. 볼보라는 브랜드 역시 가족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편하게 탈 수 있는 패밀리카를 추구하는 만큼 이 정도의 성능은 충분하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4기통의 칼칼한 엔진소리 따위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 엔진소리 대신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가 빈틈없이 채워진다. S90의 실내는 동급 세단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호사를 선물한다.




티맵 인포테인먼트도, 차량 안전도 ‘원조’


볼보는 수입차 가운데 가장 빠르게 국산 내비게이션 티맵을 적용한 브랜드다. 인포테인먼트에도, 중앙 계기반에도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티맵의 길안내가 나온다. 





내비게이션의 조작은 음성인식으로도 가능한데, 무려 96%의 인식률을 자랑한다. 명령어 ‘아리아’를 부르면 목적지 설정은 물론 공조 조작,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날씨까지 알려준다. 각종 앱과 주유소 결제까지 가능하다. 우리나라 도로와 환경에 가장 잘 맞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간 것. 그동안 수입차의 단점으로 꼽히던 부분을 단박에 해결한 결과다.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예방 안전 기능도 대거 들어갔다. 차선을 유지하고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주행하고 충돌이 일어나면 자동으로 제동을 한다. 보행자를 감지해 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차를 멈추기도 한다. 


이런 기술은 요즘 차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볼보에게는 조금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볼보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에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해 독자적으로 적용했다.





차선을 인식하고 옆 차의 움직임을 감지해 경고하는 사각지대 경보 기능 역시 이미 볼보가 십 수년째 블리스(BLIS)라는 이름으로 탑재한 기능이다. 초창기 초음파 센서에서 카메라 방식으로, 다시 센서로 바꾸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자동차 부품사의 제안을 받아 적용하기 시작한 회사들과 궤를 달리한다. 





S90 시승 경험을 총평해보자면,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내면을 갖춘 누군가에게 어울린다.  인포테인먼트와 디자인은 얼핏 보기에 익숙하지만 가장 스마트하고 고급스러운 ‘완성형’이다. 안전사양 역시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아도 탑승자를 확실하게 지킨다. 보이는 부분보다 내실을 강조한 차. 볼보의 철학이 담긴 세단. 바로 S90이다.


이다일 | 자동차 전문지 오토캐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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