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해의 요리 >
남편과 금전적 문제로 의견차가 생겨
서로를 거리두기 중이다.
거리 두기라고 명명한 건
맘과 몸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남이었다면 안 보면 될 일이지만
가족이기에, 부모이기에
서로 대면해야 하므로 속을 정화해 본다.
** 정화의 3가지 순서 **
1. 우선 내 잘못을 살펴본다.
2. 그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
3. 반성하고, 대책방법을 강구해 본다.
정화란 별다를 게 없다.
미워지려 하는 마음을 흘려보내고
다시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다.
이것은 타인에게도 통한다.
미워지면 그들을 더 사랑하기로 했다.
내 자식을 사랑하는 것처럼
내 가족을 사랑하는 것처럼
그들을 사랑하면 분노는 사그라들고
얼굴에 다시 웃음이 핀다.
웃음이 피어나면 몸도 건강해진다.
밖에 나가 산책을 하면 더 좋다.
산책을 하며 사랑이 피어오르는 엔진을
걸음으로 모터 돌리듯이 돌려준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가 생기고
다음날도 활력이 생긴다.
남편을 거리 뒀을 때는 생각나지 않던 메뉴가
앞서 말한 3가지를 거치니 생각이 났다.
고기반찬을 좋아하는 남편은
고기 없이 만든 메추리알 장조림으론 부족하다.
밥상에 킥(kick : 특별한 자극)이 필요하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머릿속으로 돌려보던 중
애호박 하나가 생각났다.
무난한 애호박 전을 해도 상관없지만
카레가루를 묻혀 향과 맛을 더해주었다.
계란물을 묻히고 빵가루까지 입혀주니
애호박치킨이 완성된듯하다.
예상대로 신랑은 잘 먹어주었고
둘 사이 거리 두기는 해제.
주용이에게는 미역줄기를 줬더니
길고 질긴지 한참을 가지고 논다.
화해의 요리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