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으로도 좋고 어른 간식으로 좋다. 시원한 맑은 국
이유식을 하면서 더 자주 클린한 요리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아기가 먹는 음식은 간을 잘하지 못하니 나에게도 괜찮은 먹거리가 되어준다.
그중 단호박은 손질하기도 쉽고 요리방법도 간편한 데다가 맛까지 좋은 고마운 작물이다. 이 아이로 단호박빵을 만들어 줬다.
[ 단호박 빵 재료 ]
- 단호박 반개
- 오트밀 두 스푼
- 계란 2알
- 우유
- 소금 한 꼬집
PT를 받았을 때 건조시킨 손가락만한 단호박조각 한 개를 야금야금 아껴가며 먹었던 적이 있다. 고소하고 달고 버터같이 부드러운 맛이었다.
정해진 식단 외에 먹는 것들은 모두 조심해야 했었다. 건조시킨 단호박이 너무 맛있어서 한 개를 다 먹는 게 소원이었다. PT가 끝난 후 그 소원을 자주 들어주었지만 그때의 그 맛이 나질 않는다.
우유의 양은 빵이 부드러운게 좋다면 우유양을 늘리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좋다면 우유를 적게 넣으면 된다. 우유를 많이 넣으니 단호박 크림처럼 부드러웠다.
잠시 식혔다가 잘라서 주용이에게 주었다.
내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행복감을 느끼고 다음 음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추진제이며 서로 간에 관계가 돈독해진다.
아이에게 엄마가 전부인건 (아빠도 좋아하지만) 음식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야생에서의 동물들도 자식에게 젖을 물리고 곤충과 고기와 같은 먹이를 제공해 준다. 새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이를 새끼들에게 주고 새끼들은 그것을 받아먹으며 큰다. 그리고 독립하여 그들이 배운 것처럼. 또다시 새끼에게 먹이를 준다.
단순한 먹이활동이 아닌 사랑의 대화 같다.
나는 이 대화를 나 자신에게 묻고 답하며 살고 있고.
자식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 시금치빵 재료 ]
- 시금치
- 오트밀 두 스푼
- 계란 2알
- 소금 한 꼬집
- 올리고당 반스푼
시금치로 만들어보니 색이 참 예쁘다. 자연의 색을 보고 있으면 행복감이 차오른다. 은은하게 퍼지는 그 느낌이 좋다.
나중에는 시금치로 떡을 만들어보고 싶다. 현미와 잡곡을 넣고 시금치, 쑥으로 녹색빛을 내면 알록달록 멋질듯하다.
[ 콩나물 북엇국 재료 ]
- 콩나물
- 북어채
- 북어채 불린 물
- 소금
- 새우젓
- 참치액젓 ( 젓갈은 한 종류만 넣어도 된다.)
- 간장(선택)
- 마늘
- 파
맑은 국물이 먹고 싶어서 북엇국을 만들어 보았다.
콩나물이 약간 녹색으로 변해있었다. 예전에는 녹색으로 변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노란 콩나물보다 녹색 콩나물이 나트륨 배출에 좋다고 한다. 녹색 콩나물만 전문적으로 파는 곳도 있다 하는데, 식재료의 쓰임새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재미있다.
언니와 함께 먹다가 남은 족발의 새우젓갈을 넣고 만들기로 한 것을 까먹고 참치액젓을 넣어서 다시 새우젓도 넣어줬다.
맑은 국물 중 콩나물이 들어간 국물은 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다른 국에 비해 짠맛을 더 넣어야 하는 일이 생기는데, 콩나물에서 나오는 수분이 많아서 그렇다는 추정 중이다.
만들다 보니 짠맛이 많이 들어간 듯하여 잘 먹지 못했다. 다음에는 새우젓 하나로만 간을 하고 다싯물을 우려 넣어서 감칠맛을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