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토, 폭식을 치료하다.
2년 전쯤 폭식증, 먹토를 극복하고 있던 중..
혼자서는 치료할 수 없다 판단되어 책을 구매했다.
잘못된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로
10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먹토를 했고
그에 뒤따라오듯 폭식을 했다.
감량기에 먹고 난 후 토를 하지 않으면
살이찔 생각에 토할 궁리만 늘었고
직장에선 점심을 먹고 난 후
속이 안 좋다고 중얼거리며 화장실로가 토를 한 후
‘난 속이 안 좋아서 토를 한 거야. 그런 거야’ 라며
나 자신을 속였다.
나를 속이는데 남을 못 속일 리 없었다.
지인과 술자리에 가면 안주로 나온 것들을 흡입하고
소변이나 대변이 마렵다며 화장실로 가서
토를 했다. 그렇게 술도 안주도 인생도 동냈다.
그러다 결혼전후 S사이즈를 입을 정도로
다이어트를 했었는데 고쳐지지 못한 병마가
나를 크게 휘몰았었다.
일주일에 3~5번 하던 폭식과 폭토는
매일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했다.
버스를 타도, 가족모임을 가도, 운동을 해도
머릿속에는 아이스크림과 과자, 크림빵을 먹고
얼른 게워내야 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살이 빠졌을까 체중계에 올라가 보지만
어김없이 몸무게는 늘어나고 있었다.
0.1kg에 그날 하루기분이 좌우되었으며
나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고 음식과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책을 보면서도 유튜브에 치료하는 법을 찾아서
적용시켜 보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모두 읽지는 않았지만
나의 폭식증 심각도를 스스로 진단해 보니
치료의지에 도움이 되었다.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다.
음식을 만들며 풀어나가고 싶다.
나를 객관적으로 진단한 후
어느 날 나는 ‘100일만 먹토를 참아보자! ’
하며 성공한 날마다 수첩에 스티커를 붙였다.
그렇게 100일이 지나자
나에게 성공의 보수를 줬고(뭔지는 기억이 안 난다.)
‘100일을 지낸 김에 365일도 도전해 보자!’ 하고
244일까지 스티커를 붙이고
그 뒤론 붙이지 않고도 성공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먹토를 하지 않는다.
20대 초반부터 10년 이상 먹고 토하고 폭식하고..
그런 나를 미워하고 한심해하고 사랑하지 않았다.
그러던 나는 2019년 코로나를 겪고
큰 변화를 맞이한 순간부터 날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린 날.. 7살 엄마와의 작별을
나는 먹을 걸로 풀었나 보다.
그 사랑을.. 엄마의 사랑을 나는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날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랬더니 나는 너무 대단한 아이였다.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나를 사랑해서 폭식과, 먹토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걸까?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만들어서 주고
날 위해 요리하고, 마트 가서, 시장 가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먹어줬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내 몸과 마음이 행복하다.
오늘은 김밥을 맛있게 해 먹었다.
나 자신아, 내일은 뭘 먹고 싶니?
* 내일 먹고 싶은 것 *
- 삼계탕
- 뜨끈한 국물
- 잡곡밥(따듯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