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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영대 Apr 10. 2022

봄꽃은 언제나 옳다   

삶에 잡초는 없다.

일요일 아침 TV를 틀자마자 벚꽃을 거니는 상춘객들 모습이 나온다. 소파에 누워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여기도 봄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여의도 윤중로가 3년 만에 개방을 하고 아랫 지방에서는 화사한 벚꽃이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화답을 하는 모습들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들려오는 봄노래로 평생을 먹고 살만큼 돈을 벌었다는 가수는 올해도 여전히 봄 햇살이 있는 어디에서나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가 가진 봄노래는 평생 사람들에게 화사함만을 전해주는 희망이 아닐까 한다. 


봄은 희망이다. 겨우내 단단해지고 무뎌졌던 땅이 녹고 하얀 눈 이불을 핑계 삼아 긴 잠을 자던 노란 개나리가 세상을 향해 인사하는 희망 가득한 계절이다. TS 엘리엇은 모든 생물들이 거친 땅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안타까워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하지만 희망과 행복을 가지기 위해서는 작은 아픔은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사러 아파트 앞 작은 커피집을 들렀다. 벤트라는 작은 커피집으로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가격이 싸고 양도 많아 자주 이용한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여유를 부리러 커피집에 많이 모여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두꺼운 외투에 목도리를 했던 그들인데 이제는 가벼운 운동복 차림이다. 봄이 사람들을 가볍게 만드는 것 같다. 그 가벼움이 오히려 내 마음까지 가볍게 한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내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은 봄이 아닌가 한다. 겨우내 움츠린 마음을 봄 햇살과 함께 마음껏 드러낼 기회를 봄은 우리에게 준다. 의식하지 않는 계절이라지만 봄은 내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자연스러운 미소로 봄꽃을 바로 보게 한다. 여름날 뜨거운 햇살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봄은 스스로 뽐내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행복한 미소를 돌려받는다.


봄은 언제나 옳다. 봄꽃은 언제나 옳다. 봄날은 그래서 정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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