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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die Mar 23. 2022

어바웃 타임

놓친 사랑에 슬퍼하는 우리

‘그때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게 아니었는데.’

‘그때 고백했다면 사귈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는 이렇게 놓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살아간다. 때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방적 이별통보를 받기도 하고, 때론 시작도 못한 짝사랑으로 끝나버리곤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영화 <어바웃 타임> (리차드 커티스, 2013)


하지만 영화 <어바웃 타임>의 남자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은 그렇지 않다. 팀의 집안은 대대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갖고 있고, 이 초능력을 이용해 여주인공 메리 (레이첼 맥아담스)에게 대시한다. 메리가 올만한 장소에 가서 기다렸다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는 이미 그 사이 남자 친구가 생긴 후였다. 우리였다면 이대로 놓친 사랑에 슬퍼했겠지만 우리의 능력자 팀은 그렇지 않다. 팀은 과거로 돌아가 그녀가 올만한 장소에 가서 기다렸다가 그녀에게 대시를 하고 사귀는 데 성공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데이트 도중에 메리가 조금이라도 실망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과거로 돌아가 고쳐 나가며, 메리만의 퍼펙트맨이 되어간다. 첫 관계에서도 여러 번 과거로 돌아가 결국 '완벽해'라는 칭찬을 받아낸다. 이 정도면 반칙이다. 초능력을 이용해 메리 같은 미녀의 마음을 사로잡다니 팀이 너무 얄밉게 느껴진다.


팀과 같은 초능력을 갖고 있던 아버지는 ’평범한 하루를 살 것, 그리고 하루를 다시 살아볼 것'이라는 유언을 남긴다. 팀은 아버지의 능력대로 모든 날을 두 번씩 살아간다. 그리고 첫 번째 날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과 여유를 두 번째 날에서 발견하게 된다. 감독은 우리에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되돌릴 수 없는 우리의 인생


시간여행 영화는 대부분 비슷한 결말이다. '시간여행이  없어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당신의 현재에 충실해라.' 등이다. 리차드 커티스 감독 역시 이 교훈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 우리에게는 냉혹한 현실이 찾아온다. 우리는 여전히 놓친 사랑을 그리워하며, 주변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자책할 필요는 없다. 시간여행이라는 초능력이 없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니까. 우리의 인생은 사랑도 일도 모두 예행연습이 없고 모든  실전이다. 사랑을 다시 바로 잡을 기회도 업무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도 없기 때문에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여행이라는 환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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