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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그것은 돈이 없을 때 가장 빛난다

Passion

: 수난곡 또는 수난극을 의미하는 영어단어이다.

(사전적 의미) 출처: google


2017년, 5월 16일.


두둥.


이 날은 내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영어학원을 연 날이다.

당시의 설렘과 떨림, 그리고 감격. 그 모든 것은 나의 처음 그때로 돌아가 시작이 된다.


20살 되던 해, 나와한 동네에 살고 있던 모교 후배의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일부터 시작한 내 평생 업.

어릴 적부터 해 오던  '친구 가르치기' 취미 생활이 20대의 용돈벌이로, 그리고는 나의 직업으로, 또 나의 평생 업이 되었다.


나는 지독한 '일중독자'였다.


유학을 다녀와 통장에 찍힌, 28,000원이라는 잔고를 보고 나는 불안감과 조급함이 밀려왔다.


당장, 서울 하늘 아래 내가 지낼 곳 하나 없는데, 먹고 살 길도 막막했던 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던, '영어티칭잡'을 찾느라 눈 오는 날, 앞이 뚫린 뾰족구두를 신고 이리저리 열심히도 뛰어다녔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간 곳들은 적어도 해외유학 한 이력을 내세워 조금 편안히 다가갈 수 있었던 곳.

이 아니라,

그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순서대로 찾아 4~5군데였다.




시강, 면접 여러 번을 거쳐 나는 대치동 학원가에 입성했다.


무엇보다 내 그 열정은 당장의 그 통장에 꽂혀 있었기에, 합격한 3곳의 직장 중에 단연 연봉이 제일 센, 그곳으로 결정했다.


대기업 저리 가라 일거리가 많기로, 힘들기로 유명했던 대치동 학원.

나는 남들이 1년을 한다던 그 인턴쉽을 1주일 만에 끝내고, 가장 빠르게 입지가 좋은 분원으로 발령받아 굳건히 자리 잡았다.


매일 아침  강남의 이모네 집에서 경기도 어느 도시까지 지하철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새벽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이제 내가 번 돈으로 먹고 수는 있겠구나.'


사실, 첫 출근 날.


나는 퇴근하며 통화하다 계단에서 삐끗하는 바람에 넘어져서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그러면 또 어떠랴? 예쁘게 분장하면 되지! 그 길로 안경점에 가서 렌즈가 살짝 푸르른 빛이 도는 안경을 새로 맞추었다.

그리고, 새벽에 사촌들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팩트로 얼굴에 분칠을 아주 진하게 여러 번 하고서 신나는 발걸음으로 출근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일하는 직장의 열한 명의 동료들 중에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열정왕 강사가 되었다.


보아라.


열정이란 바로...


돈의 씨가 말랐을 때 가장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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